증권사, 신용공여율 최대 85%… 이자수익은 대형사가 '싹쓸이'

이자수익 1조2000억원 중 상위 5개사 66% 이상 차지

대형사 이자율 평균 8.7%… 일부구간 10%대 적용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율이 최대 8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중소형사 신용공여율이 높은 반면 대부분의 이자수익은 대형사에 몰렸다. 이에 상대적으로 고객수가 많은 대형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증권사 33개사 평균 신용공여율은 41.30%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 중 신용공여율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파악됐다. 키움증권 신용공여율은 85.39%이며, △DB금융투자(79.81%) △대신증권(78.96%) △케이프투자증권(69%) △한화투자증권(68.39%) 등이 상위 5개사를 차지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을 제외하고,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 이하의 중소형 증권사가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용공여율은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금으로 산출한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신용융자, 신용대주, 청약자금대출, 증권담보대출, 기타 항목으로 구성됐다.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신용공여 규모를 자기자본 대비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신용공여가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증권사 입장에서도 재무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법적한도 내 자체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체적인 신용공여 한도 소진율이 높아지거나 초과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제한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반대로 신용거래융자이자(이하 신용이자) 수익은 대형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용공여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32개사 중 집계되지 않은 3개사(토스증권·흥국증권·DS투자증권)를 제외한 신용이자 규모는 총 1조246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상위 5개사는 총 8272억원의 신용이자 수익을 거둬들이면서 전체 대비 66.35%를 차지했다.
 
상위 5개사 증권사별 신용이자 수익 규모를 살펴보면 △삼성증권(2021억원) △키움증권(1818억원) △미래에셋증권(1711억원) △NH투자증권(1505억원) △한국투자증권(1218억원) 등이다.
 
이에 고객수가 많은 대형사들이 기준금리 상승흐름에 맞춰 발빠르게 이자율을 상승시키면서 이자수익을 상대적으로 많이 번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증권사 29개사 신용공여거래 이자율(전 구간)을 살펴보면 평균 8.30%에 달한다. 자기자본 규모로 나눴을 때 자기자본 2조원 이상 대형사는 평균 8.70%, 2조원 미만의 중소형사는 평균 8.09%를 기록했다. 회사 규모에 따라 0.61%포인트 차이가 나는 셈이다.
 
올 들어 삼성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신용공여거래 이자율을 연이어 높였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1일 지점·은행 연계 개설계좌의 경우 90일 초과 신용융자부터, 비대면 개설계좌의 경우 60일 초과 구간부터 10%대 수준의 금리를 적용시켰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2일부터 최하등급 ‘그린’ 은행연계·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에게 31~90일 10%, 90일 초과 구간에는 10.5%의 금리를 적용시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에 따라 증권사 이자율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며 “대형사 뿐만 아니라 30일 이하 단기 신용융자 금리에도 10%대 고금리를 적용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 기조를 보이는 이자율과 달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이에 가계부채 위험도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상반기까지 일평균 21조7002억원을 기록한 후 올 3분기 18조6988억원으로 3조14억원(-13.83%)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