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의 배신…희망고문으로 바뀐 '사전청약'

  • 사전청약 때보다 1억~2억 증가… 자금 조달 차질

  • 본청약 지연도 부담… 사전당첨자 이탈 본격화

사진챗GPT
[사진=챗GPT]

3기 신도시가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희망고문’으로 바뀌고 있다. 사전청약 당시 본청약과 입주 시점을 기대하고 청약에 나섰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본청약 지연과 분양가 상승을 동시에 떠안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남양주왕숙2 A-3블록 전용 84A㎡ 확정 분양가는 7억3245만원으로 사전청약 당시 추정가보다 1억6915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30.0% 수준이다. A-1블록도 확정 분양가가 6억9363만원으로 추정가보다 1억3248만원 뛰었다. 고양창릉 S-1블록 전용 84㎡ 확정 분양가도 7억8340만원으로 사전청약 당시보다 1억4161만원 상승했다.
 
공공분양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 당첨자가 느끼는 부담은 커졌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민간 아파트보다 낮다는 평가가 있지만, 1억~2억원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긴 데다 본청약 지연으로 전·월세 거주 기간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사전청약은 당초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 시점을 앞당겨 보여주는 제도였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집은 아니지만, 향후 공급될 공공분양 물량을 미리 예약해 시장 불안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본청약 단계에 접어들면서 약속했던 일정은 밀리고, 추정 분양가와 확정 분양가 간 격차는 커졌다. 당첨자 입장에서는 기다린 시간만큼 자금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당첨자 이탈도 본격화되고 있다. 고양창릉 S-1블록은 사전청약 배정 물량 362가구 가운데 실제 본청약 접수자가 212명에 그쳤고, 150명이 청약을 포기했다. 포기율은 41.4%다. 남양주왕숙2 A-1블록과 A-3블록도 본청약을 하지 않은 사전청약 당첨자가 각각 180명, 143명으로 집계됐다. A-1블록 포기율은 28.6%, A-3블록은 25.7% 수준이다.
 
남양주왕숙2 A-1·A-3블록의 당초 본청약 예정 시기는 2024년 9월이었지만 실제 본청약은 올해 5월에야 진행됐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당첨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다른 청약 기회와 주거 계획을 조정해야 했다. 본청약이 미뤄지는 사이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올랐고, 그 부담은 결국 확정 분양가에 반영됐다.
 
사전청약 포기 물량은 일반공급으로 넘어간다. 일반청약 대기자에게는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사실상 ‘내 집 마련’ 기회를 포기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제도 자체의 한계도 이미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4년 5월 공공 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당첨자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방안을 마련했지만 자금조달 계획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사전청약 문제와 별개로 3기 신도시 본청약 시장에서는 수요가 몰렸다. 남양주왕숙2 A-3블록 일반공급은 163가구 모집에 2만671명이 신청해 평균 126.8대 1을 기록했다. 전용 59A㎡는 433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남양주왕숙2 A-1블록도 일반공급에서 10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고양창릉 S-1블록 일반공급 경쟁률도 61.2대 1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여전히 수도권 실수요가 몰리는 공급 카드지만, 사전청약 당첨자 입장에서는 기다린 시간만큼 분양가 부담이 커진 셈”이라며 “공급 신호를 앞당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정 분양가와 확정 분양가의 괴리를 줄이고, 본청약 지연 리스크를 누가 부담할지 명확히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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