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국장에 G7 정상 전원 불참…"기시다 역풍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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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09-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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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트뤼도 총리까지 불참 통보

  • '조문 외교' 기시다 정권 구상 난맥

  • 국장 반대 62% "과신이 역풍 키워"

오는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에 일본 외 주요 7개국(G7) 정상이 모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애초 국장 참석 의사를 밝혔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허리케인 피해 대응을 이유로 참석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정상 가운데 이번 국장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기로 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이로써 국장을 계기로 한 기시다 총리와 G7 정상 간의 양자 회담은 물 건너갔다.

기시다 총리는 27일부터 도쿄에서 1박 2일간 열리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많은 외국 주요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베 전 총리가 길러온 외교적 유산을 우리나라가 확실하게 이어받고 발전시킨다는 의사를 안팎에 보여주고, 상대국이 우리나라에 표명한 경의에 제대로 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G7 정상들의 불참으로 '조문 외교'를 활용하겠다는 기시다 정권의 구상에 힘이 빠지는 양상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이번 국장에는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영국의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부 장관이 아시아 순방을 겸해 참석한다.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독일은 크리스티안 불프 전 대통령, 이탈리아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메사 대학·연구장관을 각각 파견한다.

G7 외 주요 외교 상대국에서는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 완강(萬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참석한다.

지난 8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일본 총리관저 앞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일본 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반대하는 여론은 한층 높아졌다.

산케이신문과 FNN(후지뉴스네트워크)이 17~18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국장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72.6%에 달했다. 국장 반대는 62.3%로 찬성(31.5%)보다 2배 가까이 많았고, 기시다 총리에 대한 지지율도 42.3%로 해당 기관의 조사 중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산케이는 "국내에서 국장 반대 의견이 강해지고 있어, 국장을 결정한 기시다 총리에게 역풍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정치적 악재가 된 것은 국정 운영 미숙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국장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표명하기 불과 1∼2시간 전에 자민당에 연락하는 등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도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정권 운영에 대한 확신에 차서 독단적인 결정을 했고 "정권의 과신(過信)이 국장에 대한 역풍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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