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론 갑론을박] 전문가들 "4분기부터 하향 전망"…美 FOMC·유럽발 원자재값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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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9-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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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현상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물가 걱정이 한층 커지는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정점을 찍고 4분기부터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20~21일(현지시간)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14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한번 치솟는다면 정점론이 빗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여부도 변수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하락한 149.45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5월(154.00)과 6월(154.87)에는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7월(150.78)에 이어 8월(149.45)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통상 수입물가지수는 국내 소비자물가 흐름을 한 달 정도 앞서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면 약 1개월 이후부터 국내 소비자물가가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입물가지수가 떨어진 8월부터 한 달 후인 9월에는 소비자물가 역시 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8월 수입물가를 끌어내린 결정적인 원인은 국제유가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부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해 5개월 연속 배럴당 100달러 선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다 8월 들어선 9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다수 전문가가 10월 물가 정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민생물가 점검회의에서 "늦어도 10월 이후 점차 물가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지난해 3분기에 안정세를 보인 이후 4분기부터 급등했으며 이는 올 상반기에 이르러 정점을 형성하고 기저효과에 의해 전년 동월 대비로 측정되는 물가상승률은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물가 정점론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빅 이벤트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어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율 오름세가 계속되면 원화 가치 평가절하가 수입물가를 밀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은은 러시아의 유럽연합(EU)에 대한 가스 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것이 현실화하면 국내 경제에도 에너지 수급 불안과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미국보다 유럽 경기 침체가 한국 인플레이션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유럽발 공급 충격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크게 오르면 한국은 성장률이 낮아지고, 이와 함께 물가 상승률까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요금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전기요금은 이미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h(킬로와트시)당 4.9원 인상하기로 했으며 도시가스요금도 10월 정산단가를 1.90원에서 2.3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누적된 손실과 환율·원료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예정된 인상분 외에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0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인상 수위를 조만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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