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알바생을 아가씨로 불러도 될까? 국립국어원 답변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완 기자
입력 2022-08-30 14: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알바생을 아가씨라 불렀다 혼쭐난 사연 두고 갑론을박

  • "양반집 딸 높여 부르던 말"vs"성적 대상화 표현" 논쟁

  • 국립국어원, 아가씨 호칭 대신 '여기요', '저기요' 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대 초반 알바생을 아가씨로 불렀다가 욕을 먹었단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호칭 논쟁'이 벌어졌다. 아가씨란 호칭을 두고 젊은 여성을 일컫는 높임말이란 의견과 성적 대상화 표현이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가족이 알바생에게 아가씨라고 했다가 쓴소리를 들었단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고깃집에서 가족끼리 밥을 먹다가 아빠가 20대 초중반쯤 보이는 여자 알바생에게 '아가씨 주문 좀 받아주세요'라고 했는데 알바생이 기분 나쁜 티를 내며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뭐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결국 사장님이 와서 사과하고 마무리됐지만, 도대체 왜 아가씨라고 하는 게 기분 나쁜 것이냐"라며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가씨는 본래 깍듯한 높임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가씨란 호칭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알바생을 아가씨로 불러선 안 된다는 이들은 호칭이 오염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먼저 사전적 의미로 아가씨는 미혼 여성이나 양반집 딸을 높여 부르는 호칭이다. 하지만 최근엔 유흥업소 등에서 근무하는 여성을 지칭할 때도 사용해 해당 호칭이 변질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 보니 20대 여성 알바생이 아가씨란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가씨 호칭이 문제없다는 측은 알바생이 과민 반응을 했다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아가씨란 호칭을 이상하게 쓰는 사람들이 문제다. (성적 대상화) 의도도 없고, 그런 뉘앙스를 풍긴 것도 아닌데 단어에 꽂혀 현실에서 저러는 건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쓴소리했다.

아가씨 호칭 논란은 온라인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군 기무사령관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군부대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 지칭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식당에서 근무하는 20대 알바생을 부를 땐 어떤 호칭이 적절할까. 국립국어원은 '여기요' 또는 '저기요'를 권장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 2020년에 발간한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보면 직원을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국립국어원은 "과거 손님이 직원을 아가씨로 불렀지만, 이는 손님으로서 갖는 사회적 힘의 차이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가씨란 호칭이 상대방을 낮추는 느낌을 들게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최근 직원을 부르는 말로 '여기요', '저기요'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이 말은 직원과 손님 사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직접 드러내지 않아 모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어사전을 보면 '여기요'는 주문할 때 종업원을 부르는 말로, '저기요'는 잘 모르는 상대를 부르는 호칭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