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미리보기] 선행지표로 본 물가·산업·고용 전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선영 기자
입력 2022-07-04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대외적 리스크 영향 커…회복세 지켜봐야

우리 경제의 3대 지표로 꼽히는 물가·산업·고용동향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는 올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예고했고, 회복세를 보이는 산업·고용 분야는 '반짝 반등'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리스크 대부분이 대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안정세에 들어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여름 내내 물가상승률 '고공행진'…물가 상승 요인 산적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 이번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최악의 물가 상승으로 우리 경제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물가는 한동안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우선 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알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에 바싹 다가섰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3.3%)보다 0.6%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0.6%포인트 상승 폭도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이다.

국제 식량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고, 개인서비스와 외식 등 생활물가와 체감물가가 높은 점도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산품·서비스 등이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24로, 전월(118.59)보다 0.5%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도매물가를 말한다. 대개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 1~2개월 시차를 갖고 소비자물가가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 1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생산자지수와 연동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보인 뒤 △3월 4.1% △4월 4.8% △5월 5.4%로 치솟았다. 5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는 6%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한여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고 추석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후반기에는 물가 오름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공공요금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임금 상승 압력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적어도 8월까지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에너지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아서 물가 고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서 물가를 제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선행지표, 11개월 만에 상승했지만…불안한 회복세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들로 분주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까운 미래의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지표는 11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이 회복세로 돌아섰는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99.4로 집계됐다. 작년 6월 이후 첫 반등이다.

통상 선행지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1여년 만의 반등은 경기가 저점을 찍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다만 경기가 회복 흐름을 탔다고 보기엔 여전히 불안요소가 잠재해 있다. 5월 전(全)산업생산 지수는 생산·투자·소비가 '트리플 감소'했던 4월보다는 나아졌지만, 소비는 석 달 연속 감소한 데다 대외여건도 녹록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변수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3개월 만에 나빠지는 등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방역조치 해제, 정부 지원정책 시행 등 상방요인이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긴축적 통화 정책, 글로벌 금융 여건 악화 등 하방요인도 혼재돼 있어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조업 취업자 소폭 증가 그쳐…고용시장도 불안

6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자동차, 기계, 항공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취업 정보 안내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위기 우려 속에서도 일자리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고용시장 역시 정부 일자리 효과 감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전망이 밝지는 않다.

고용시장의 선행지표로 일컫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증가세는 소폭에 그쳐 앞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이 지난달 29일 발간한 'KOSI 중소기업 동향 6월호'에 따르면 5월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254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3만명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12.6%),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4%),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5.1%)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컸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소폭(1.8%)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93만5000명 늘었다. 5월 기준으로 보면 2000년(103만4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인력 등 정부 일자리와 관련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 분야 취업자(27만7000명)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제조업도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10만명 넘게 증가(10만7000명)했지만 증가폭은 감소 전환했다. 전월 대비 제조업 취업자 수는 3월 6만1000명 증가한 뒤 4월 3만6000명 증가에 그쳤고 지난달에는 3만4000명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취업자 수는 △마이너스 기저효과 △방역·지방선거 등에 따른 일시적 증가요인 소멸 △직접일자리 사업 종료 등으로 둔화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성장·물가 관련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고용 하방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