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배 밸류' 부담됐나... 태림페이퍼, 유가증권시장 상장 철회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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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5-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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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태림페이퍼 CI]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던 태림페이퍼가 상장 철회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는 수요예측 결과 참여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판지 원지 생산기업인 태림페이퍼는 지난달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왔다. 

태림페이퍼는 공모 과정에서 골판지 원지 업계 1위라는 위치를 주요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포장재 시장의 확대, 친환경 바람에 힘입은 골판지 수요 증가 등을 성장 근거로 꼽았다. 연간 20% 이상의 배당성향 유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도 제시했다. 다만 이같은 상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투심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철회의 직접적 요인으로는 시장 눈높이와 맞지 않았던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태림페이퍼는 이미 상장한 아세아제지. 대영포장 등 골판지 관련 기업들을 비교 기업으로 삼아 희망 공모가 범위를 산출했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골판지 수요 확대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태림페이퍼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도 업계 평균보다 두 배가량에 달하는 11배의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적용됐다. 이에 따른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1만9000~2만2000원으로 산출됐다. 
 
최근 급변한 증시 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지며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태림페이퍼까지 포함하면 연초 이후 상장 철회를 선택한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 SK쉴더스 등 5개사에 달한다. 이들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는 지난해만 해도 IPO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대어'에 속한다. 

IPO 업계 관계자는 "통상 골판지 원지 기업들의 PER는 5~6배 수준인데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1배의 PER가 적용되며 공모 초기부터 기업가치 고평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향후 친환경 포장재로 진출하겠다는 '스토리'를 제시했지만 투심을 되돌리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 철회 이후 몸값을 낮춘 뒤 곧장 공모를 다시 시작한 대명에너지 등의 사례도 있는 만큼 향후 다시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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