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사·종교계 간담회·北 미사일 도발 등 대선 관련 발언
  • '선관위원 임기 6년 마무리' 취지가 '대선 개입' 논란으로
  • 야권, '文 정치적 중립성' 언급 자체가 '중립성 위배'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 언론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나친 ‘대선’ 의식이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히려 야당의 강한 반발로 논란의 중심에 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선 언급을 자주해왔다.
 
문 대통령이 최근 사표를 반려해 ‘선거 중립’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선관위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힌 끝에 지난 21일 재차 사표를 제출했다.
 
조 위원은 이날 오전 선관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임명권자에게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이것으로 저와 관련된 모든 상황이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위원회가 짊어져야 할 편향성 시비와 이로 인해 받을 후배들의 아픔과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위원회의 중립성·공정성을 의심받게 된 상황에서 후배들이 받았을 상처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조 위원은 문 대통령의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캠프 특보로 일했던 경력 때문에 임명 당시부터 지속해서 중립성 논란에 휘말려 왔다.
 
중동 3개국 순방 중이었던 문 대통령은 이집트 카이로 현지에서 조 상임위원의 사의 표명을 보고 받고 이를 수용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신임 선관위원 임명시 임명 절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조 위원이 이전에 밝혔던 사의를 반려했으나, 본인이 일신상의 이유로 재차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수용했다고 전했다.
 
후임 인선은 청문회 등 임명 절차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고려할 때 대선 전 임명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 위원은 문재인 캠프의 특보 출신으로 2019년 1월 지명 때부터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던 인물”이라며 “아니나 다를까 상임위원에 들어가서 선관위의 공정성, 중립성을 내팽개치고 선관위를 ‘문관위(문재인+선관위)’로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를 포함해 지금 선관위 구성을 보면 선관위원이 현재 총 8명인데, 그 중 7명이 친여 성향”이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친여 성향이라고 표현한 7명은 문 대통령이 임명한 조해주·이승택·정은숙 위원,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노정희 위원장과 김창보·박순영 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조성대 위원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 40%대의 전례 없는 고공 지지율을 바탕으로 올해 대선 관련 발언을 계속해왔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중립성 위배라고 비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올해 신년사에서 오는 3월 열리는 대선과 관련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면서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 민주주의 축에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의 참여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의 수준을 높이는 힘”이라며 “국민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주시고 좋은 정치를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는 시련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성공의 역사였다”면서 “생각이 다르더라도 크게는 단합하고 협력하며 이룬 역사였다. 다시 통합하고 더욱 포용하며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유한하지만, 역사는 유구하다”면서 “어느 정부든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 더 크게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달 12일 종교계 간담회에서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에서 남은 마지막 과제가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며 진영대결과 세대갈등 등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엿새 만에 다시 이뤄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더이상 남북 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또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서자,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만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NSC 긴급 상임위원회 개최 결과를 보고 받은 자리에서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청와대는 화상으로 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연 뒤 ‘도발’, ‘규탄’ 등 표현 없이 ‘우려’라는 입장만 밝혔었다.

NSC 상임위원들은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관련 상황과 군의 대비태세를 보고받은 뒤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곧바로 국내 현안부터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과 북한 도발 문제, 광주 붕괴사고 수습 등 각종 현안들이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당초 대면 정상회담의 효과에는 못 미치겠지만, 북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화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다음달 초 열리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정부 대표단을 꾸리는 문제 등도 조만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우리은행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