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14조 추경안 24일 국회 제출...여야 "35~50조 수준으로 늘려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새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공개했지만, 여야 할 것 없이 이를 35조~50조원 수준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인 '매표행위'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추경 편성을 위한 대규모 국채발행이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추경案 오늘 국회 제출···국채발행 불가피

정부는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추경안을 24일 국회에 제출한다. 추경안은 이후 국회 소관 상임위와 예결위 등 심의와 당정 추가 협의 등을 거쳐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달 10∼11일 사이 추경안을 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부 추경안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0만원의 방역지원금, 총 9조6000억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영업금지 제한업종 손실보상금 1조9000억원과 방역 보강에 1조5000억원을 추가했고, 미처 예측하지 못한 방역 지출 대응을 위해 예비비 1조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제2차 방역지원금 1000만원으로 인상 △소상공인 손실보상률 80%에서 100%로 상향 △손실보상 하한액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손실보상 업종에 문화·체육·관광 포함 등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안의 두 배가 넘는 최소 35조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재원이다. 이번 14조원 추경도 국채발행으로 11조3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35조원으로 늘어난다면 부채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기존 세출 구조조정으로 조달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민주당에 공을 넘겼으나, 민주당 측에선 '이미 짜여진 예산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을 들어 추가 국채 발행을 위한 여야 대선 후보들의 정치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경기 수원시 수원역 즉석연설에서 "국가가 해야 될 일을 특정 국민이 대신하느라 손해를 보면 국가가, 즉 전 국민이 보상해주는 게 맞는다"면서 35조원 지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대선 후보 회동 제안에 부정적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윤 후보가) 말로는 지원하자 하면서 손으로는 문을 막고 있다. 이런 것을 이중 플레이라고 한다"면서 "말로는 35조원 지원하자면서 조건으로 '다른데 쓸 돈을 아껴서 지원하자'고 한다. 장난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반기 집행 예산을 일부 삭감해 우선 지원하고, 차기 대통령이 추가 세수나 국채 발행으로 예산을 집행하면 된다"며 "윤 후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못 만나겠다고 한다. '35조원은 지원하되 니가 하라'는 식인데,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35조 李·50조 尹'···재정건전성 '나 몰라라'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의 회동 제안에 부정적이다. 그는 전날 충북 선대위 필승결의대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국회에 넘긴 14조원 추경만으로는 자영업자 피해를 지원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저는 추경으로 50조원이 최소한 필요하고 돈을 써야 할 곳까지 정해 이미 이야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더 (만나서) 논의할 게 뭐가 있느냐. 구체적인 금액과 용처에 대해 (정부와 민주당이) 가져와야 되고 저는 데드라인이 50조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모두 대규모 추경 증액을 이야기하면서 시장에서는 대규모 국채발행에 따른 금리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투자협회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13%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0.02%포인트 오른 수치다. 국채를 발행하면 국채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시중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의 가계부채 부담도 커진다.

여기에 국채 추가 발행을 통한 시장 유동성 확대는 소비자물가 역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을 위해 편성한 대규모 추경이 오히려 국민 고통만 커지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소탐대실',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도 정치권의 추경 확대 논의에 부정적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유동성으로 작용해 물가에 대한 우려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와 내용에 대해 최대한 존중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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