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마이클 샌델 교수와 온라인 대담회..."능력주의 대신 공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를 덮쳤던 '가족 리스크'가 청와대로 번졌다.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21일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9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김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단명사를 쓰는 오명을 떠안았다.

'김진국 사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김 수석의 아픈 가정사가 있다"며 "기회가 많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전날 김 수석의 아들이 여러 기업체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성장 과정과 학창시절 등 항목에 '아버지가 민정수석'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는 내용을 기재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아빠찬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언론을 통해 "너무 취직을 하고 싶어 철없는 행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김 수석도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일은 '공정행보'를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리는 이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온 '불공정' 논란을 또다시 야기한 것은 뼈아픈 부분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희대의 아빠찬스 범죄" "정권 실세 자녀들의 참을 수 없는 특권의식"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지만 김 수석이 보호자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고, 문 대통령이 수용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거나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예단할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불행한 개인사인데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의 '네거티브 중단' 제안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진 사퇴가 여당 후보에게 긍정적 이슈는 아니겠지만, 개인의 불행한 가정사가 원인인 만큼 이 후보의 대선 가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약하거나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청와대의 빠른 대응도 여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란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를 주제로 1시간 동안 온라인 대담을 진행했다.

우선 두 사람은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에 공감하고, 능력주의로 포장된 불평등을 넘어서는 진짜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샌델 교수는 "대한민국이 능력주의 함정을 극복해 사회 구성원 누구나 공공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연대 의식과 공동체 정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대담에 샌델 교수는 '무비용'으로 참여했다. 샌델 교수가 이 후보의 성장 배경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극적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행사 관계자는 "논의 도중 샌델 교수 측 에이전시에서 비용을 요구해 행사가 무산될 뻔했다"며 "샌델 교수 본인이 대담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적극적으로 표시해 성사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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