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롯데 일군 거인…어록으로 본 신격호의 경영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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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11-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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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젊은 시절.[사진=롯데그룹]


껌 하나로 시작해 롯데를 재계 5위 그룹으로 성장시킨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 회자되고 있다. 1948년 롯데를 창립해 67년간 그룹을 이끌며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을 일궈낸 데는 그만의 남다른 경영 이념이 있었다.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겼던 신 명예회장의 집무실에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을 정도로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취적인 경영으로 롯데를 일궈온 신 명예회장이 생전 남긴 어록은 확고한 그의 사업 철학을 보여준다.
 
“고객과의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합니다.”

신 명예회장은 생전 늘 고객과의 약속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그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경우에도 우유 배달 시간을 정확히 지켜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이 같은 성실함이 결국 신용으로 직결된다고 여기고 기업 성장의 근원으로 삼았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굴지의 기업이 된 롯데의 첫 자산은 바로 신 명예회장의 신용과 성실함이었다.
 
“고객으로부터, 동료로부터, 파트너사로부터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기를 부탁합니다.”

신 명예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눈과 발로 현장을 확인할 것을 자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 오면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혹은 롯데호텔 현장에 불쑥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했다. 매장을 둘러보며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친절한지, 매장 청결 상태가 우수한지, 안전 점검은 잘 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봤다. 신 명예회장의 묘역에 있는 와석의 금석문에는 생전 그의 철학이 담긴 한 줄 “거기 가봤나?”가 붙어 있다. 현장 경영을 강조한 그의 경영 철학이 함축적으로 담겼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신 명예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에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을 자주 강조했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 위주로 방만하게 경영하면 결국 많은 이해관계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고 봤다. 결국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 명예회장의 평소 지론이었다.
 
“기업인은 회사가 성공할 때나 실패할 때나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합니다”

기업은 나라와 국민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신 명예회장은 늘 강조했다. 책임감 없는 무모한 투자는 임직원들과 협력사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국가적 상처로 남을 수 있다고 했다. 기업인은 경기가 어려울 때 더 활발히 좋은 기회를 탐색하고, 실적이 좋을 때는 어려워질 때를 대비하는 자세로 경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신중한 투자 방침은 신 명예회장의 이런 책임경영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신 명예회장은 내수 시장에서만 통하는 제품이 아니라,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경영 기반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롯데는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글로벌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신 명예회장은 해외에서 롯데라는 브랜드가 믿음을 주고 창조적이며,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 경영에 힘써 달라고 늘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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