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덕 보는 라면업계
  • 농심·삼양, 해외 공장·법인 세우고 공급량 늘리기 집중
  • 하림, 이정재 앞세워 라면 시장 도전장…해외수출 기대

[사진=농심]


해외에서 ‘K-라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은 연초에 아카데미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덕을 톡톡히 봤다. 농심의 올해 3분기 ‘신라면’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림도 오징어게임 주연 배우인 이정재를 신제품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은 출시 3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제쳤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 6900억원 가운데 해외 비중은 53.6%(3700억원)다.

신라면의 국내 매출은 2018년 4100억원, 2019년, 4300억원, 2020년 4400억원, 올해 1~9월 3200억원으로 완만한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해외 매출은 2018년 3100억원, 2019년 3300억원, 2020년 4200억원, 올해 1~9월 3700억원으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 매출 5000억원을 포함해 총 9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1조원 달성도 머지않았다는 게 농심 측의 예측이다.

농심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공을 들였다. 1986년 신라면 출시 이듬해에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LA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다. 또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우며 현지 시장에 대응해왔다.

2017년에는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개 전 점포에 입점했다. 현재는 세계 100여개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효과가 더해지면서 신라면의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최근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미국 뉴욕매거진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 선정됐다.

농심은 신라면의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올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와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을 늘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배우가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넷플릭스 캡처]

◆ 삼양식품, 12월 중국 법인 설립…해외시장 진출 박차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 수출해 오던 삼양식품도 해외 현지 법인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해외사업부문의 급격한 성장세에 따라 현지 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불닭볶음면 인기로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4년간 해외 부문의 연평균성장률은 41%로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7%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올해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중국에서 불닭볶음면은 ‘광군제’ 등 쇼핑 행사에서 매년 라면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중국 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 선정될 만큼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법인과 중국 법인을 통해 현지 영업망 강화에 주력한다. 삼양아메리카는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는 이미 입점을 완료해 북미지역 공식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향후 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와 더불어 현지 시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여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 미국, 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오징어게임에 자사 제품이 노출되면서 짜파구리 열풍 당시와 같은 미디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극중 배우 이정재가 편의점에서 끓이지 않은 삼양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생라면에 수프를 뿌려 과자처럼 먹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한 광경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같은 글로벌 콘텐츠의 영향력이 지속적인 것을 고려하면 삼양라면 이미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새로운 라면 취식법 등을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삼양라면 이미지 제고 및 관심을 환기 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 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The미식 장인라면'은 20시간 동안 직접 끓인 육수를 스프형태의 분말이 아닌 농축 액상으로 담았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김홍국 하림 회장 “내년부터 미·유럽 등 수출 가능할 것”

‘The(더)미식 장인라면’을 앞세워 라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은 제품 모델로 이정재를 기용했다. 오징어게임 열풍이 불기 전 섭외했지만, 광고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림은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홍국 하림 회장이 등장해 일일 쉐프로 나섰다. 김 회장이 셰프복까지 입고 제품 시연에 나선 것은 하림그룹 창립 3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하림은 더미식 장인라면의 내년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았다. 봉지면 2종(얼큰한 맛·담백한 맛)이 출시됐으며 편의점과 대형마트,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하림은 더미식 장인라면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미 라면 출시 전부터 미주를 중심으로 해외 출시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유럽과 일부 동남아 국가와도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는 게 하림 측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유기농과 신선 재료 등에 대한 수요가 있어 장인라면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내년부터는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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