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내년 초 동남아 진출…K콘텐츠·결제 수단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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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8-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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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거래액 2.4배 성장…글로벌 멀티 OS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제공]


원스토어가 글로벌 멀티 운영체제(OS)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를 선언했다. 오는 2025년 현재 연 매출의 3배인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3일 아주경제와 만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이같이 밝혔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8년 업계 불문율로 여겨졌던 앱마켓 수수료 30%를 20%로 낮추고, 자체 결제를 허용해 수수료를 5% 인하하는 혜택을 개발사에 제공해 독과점 앱마켓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원스토어의 전략은 적중해 12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에 이어 국내 앱마켓 2위 사업자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상반기 거래액은 3년간 2.4배 증가한 5500억원, 상반기 매출은 1.9배 증가한 1007억원에 달한다.

원스토어는 다음 비전으로 글로벌 진출과 PC-모바일을 오가는 멀티 운영체제, 콘텐츠 제작과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블리자드와 손잡는 등 초대형 게임 타이틀 유치에 나서고,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플랫폼을 구축한다. 텐센트 클라우드 기반으로 '원게임루프'를 선보이며 멀티 OS를 지원한다. 광고, 스토리 콘텐츠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스토어 2분기 실적 그래픽. [사진=원스토어 제공]

Q. 글로벌 시장 거대 앱마켓 사이에서 원스토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별 차별화 전략으로 어떤 방안을 모색 중인가?

A. 글로벌 진출 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유명 게임사와 논의 중이다. 다들 알만한 유명 게임사들이나, 계약상의 이유로 아직 밝힐 수 없다. RPG 게임, 전략 게임 등 종류다.

현재 7~8개 아시아 국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1차 타깃이다. 해당 지역에서 인기를 끌 만한 타이틀을 가진 국내 게임사가 포함된다. 동남아시아는 한국 게임이 인기를 끌고, 젊은 인구가 많은 시장이다.

인지도가 낮으면 선순환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앱마켓에 게임이 많으면 유저가 많이 유입되고, 유저가 많으면 게임이 많이 들어온다. 게임이나 앱 중 한국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업체들을 입점 시켜 K콘텐츠의 힘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인지도 부족을 만회하려고 한다.

마케팅 관점에서는 현지 이동통신사와 논의 중이다. 이통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프로모션에 원스토어가 참여한다거나,

한국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원스토어가 처음부터 내장(embedded)돼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어렵지만 현지 이통사와 논의해 사전 탑재는 가능하다. 현재는 인지도가 낮지만 사전 탑재된다면 순식간에 기반을 만들 수 있다. 현지 이통사를 많이 활용할 계획이다.

Q. 글로벌 시장에서 원스토어가 갖는 강점은 어떤 것이 있나?

A. 우선 인앱 결제 수수료가 한국과 같은 조건인 20%로 다른 앱마켓 대비 10%포인트 낮다. 개발사의 주요 수익원은 인앱 결제다.

결제 수단을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관건이다. 동남아에 진출하는 업체들은 구글에 론칭하는데, 구글에만 입점해서는 다 커버할 수 없는 유저층이 많다. 구글은 신용카드와 통신사 결제만 허용해 선불카드나 현지에서 많이 쓰는 결제 수단은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한국은 신용카드를 2, 3장씩 갖고 있지만 게임 결제 시에는 문화상품권을 많이 쓴다. 어떤 시장은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현금에서 곧바로 간편 결제로 넘어갔다. 이 경우 구글 앱마켓에서 다운받지 못하고 웹에서 다운받은 뒤 우회해서 결제하고 사용해야 한다.

원스토어는 현지 결제 수단을 최대한 수용하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구글이 수용할 수 없는 이용자를 원스토어는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10여개의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데, 결제 통합 기술은 원스토어가 가장 독보적이다. 현지 결제 서비스 회사 여러 곳과 논의가 상당히 진전돼서 테스트도 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진행하는 각종 고객 혜택과 마케팅은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별로 이통사가 다르니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의 마케팅 인프라를 그대로 갖고 나갈 계획이다.

Q. 지난 2018년 원스토어에 입점한 톱30 게임은 4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12개로 늘어난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나머지 18곳을 유입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은 무엇인가?

A. 3년 만에 4개에서 12개가 됐는데, 12개에서 20개로 8개를 더 늘리는 데 4년이면 충분하다. 80%(24개)로 목표를 밝혀야 할지 고민했다.

큰 회사의 경우 원스토어에 입점했을 때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등 추가 수익의 가치가 작아 보인다. 개발사들은 막연하게 원스토어용 앱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운영비용도 추가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유한 게임 여러개 중 1개 정도만 시험 삼아 원스토어에 출시해보거나, 다른 회사의 사례를 찾아보는 데 생각보다 성과가 좋다. 구글 점유율 파이를 나눌 거라 생각하지만 시장이 1.2배로 더 커진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원스토어에 입점한다.

글로벌 관점에서는 원스토어에서 크로스 플레이(플랫폼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기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즐기는 시스템)를 지원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그간 커버하지 못하던 해외 시장도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대형 게임사의 좋은 타이틀이 원스토어로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개발사에는 원스토어가 더 생소하다.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구글과 애플은 알지만 원스토어는 모른다. 그러나 원스토어가 해외로 진출하면 해당 국가에 원스토어를 알릴 수 있다. 해외 개발사가 한국 진출 시 원스토어도 입점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Q. 원스토어는 텐센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 '원게임루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제공하는 크로스 플랫폼은 원게임루프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A. 아직 논의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며 구글에 주도권을 뺏겼다. 애플은 맥으로 나름의 월드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안드로이드 앱과 게임을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구동 가능하게 해서 주도권을 되찾아오려 하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스토어' 앱이 있는데, 여기 입점할 모바일 앱과 게임을 모아야 한다. 원스토어에 상당한 콘텐츠가 모였으니,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아니나, 상상 가능하다.

크로스 플랫폼 사업 영역 내에는 여러 가지 아이템이 있다. 텐센트의 원게임루프는 에뮬레이션(서로 다른 기종의 프로그램 호환성을 갖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에서 구현할 크로스 플랫폼은 중간에 에뮬레이터가 개입하지 않고 곧바로 PC와 모바일 간 호환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트렌드를 따라 지원할 방침이다.

Q.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 콘텐츠 동등 접근권이 제외됐다. 중소 개발사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고 한다.

A. 여러 차례 소신을 밝혔는데 인앱 결제 강제를 법으로 금지하기 보다는 원스토어 같은 다른 앱마켓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저희가 3년 전 시작한 수수료 인하 정책이 그 예다.

다만 인앱 결제 강제 금지만 너무 부각되면 앱마켓 시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시장 독과점을 줄여보자는 취지라면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미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인 시장 상황을 정부가 조정해 경쟁할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인앱 결제 강제 금지 외에 동등 접근권 등이 들어가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법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울러 동등 접근권을 중소 개발사까지 의무 부과하는 것은 난센스다.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수준의 회사가 어떤 회사일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인앱 결제 강제 금지 수혜를 가장 많이 보는 기업은 카카오나 네이버 등 대형 개발사다. 인앱 결제 강제 금지를 통해 수혜를 봤으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정 부분 의무 부과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에 포함이 안 되더라도 (동등 접근권은)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제공]

Q. 오는 2025년까지 상위 30개 게임 중 20개를 유치하고, 매출 7000억원까지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A. 크로스 플랫폼이 9월 초 오픈할 예정이다. 원스토어 북스를 발전한 형태인 '원스토리'는 10월에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 진출 플랫폼의 서비스 오픈 시기는 내년이나, 기술적으로 연말까지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신규 광고 사업도 4분기에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Q. 광고 사업은 앱마켓에서 기본 기능이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것인가?

A. 기술적 어려움이라기보다는 광고는 이용자가 많아야 하고, 실을 수 있는 매체가 많아야 한다. 규모의 경제다. 그간 원스토어가 그만한 규모를 못 갖춰서 광고 사업 시작에 장벽이 있었다. 현재는 게임이나 앱이 많이 늘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2000만에 달한다. 입점 앱도 광고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무료 앱이 많다.

광고 사업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지만 포인트와 결합하면 굉장히 좋은 사업 모델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광고를 시청했을 때 5000포인트를 준다면 인앱 결제 1만원에 대해 이용자는 5000원만 지불해도 돼서 좋다. 업체는 광고비로 5000원을 썼는데 인앱 결제로 새로운 수익이 생기니 좋다. 일거양득이다.

다만 광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타깃 설정이 중요하다. 충분한 시간을 거쳐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아이지에이웍스와 손잡았다.

Q. 기업공개(IPO)는 순조롭게 진행 중인가?

A.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기 어려우나 지난해부터 IPO를 추진했고, 일정에 맞춰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NH증권과 KB증권이 대표 주관사고, SK증권이 공동 주관사다.

피어 그룹도 논의 중이다. 다만 100% 부합하는 피어가 없다. 플레이 스토어가 있다 해서 알파벳을 선정하기도 어렵고, 앱스토어가 있다고 애플이라고 할 수도 없다. 콘텐츠 플랫폼이 피어 그룹이 되지 않을까 한다. 국내로만 한정하기는 어렵다.

Q. 원스토어가 출범한 지 2000일 됐다.

A. 6년 전 출범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라고 생각할 만큼 격세지감을 느낀다.

원스토어는 특별한 사례다. 이동통신 3사가 같이 사업하는 사례도 없고, 구글·애플과 경쟁하는 사업도 찾기 힘들다. 회사 차원에서 보면 SK텔레콤에서 처음으로 분사해서 IPO를 앞두고 있다. SKT 29년 역사상 첫 번째 IPO다.
 
3년 전에도 기자간담회를 했다. 굉장히 절박한 상태였다. 안 되면 집에 갈 각오도 했다. 같이 분사했던 구성원들에게는 면목이 없었다. 나름의 승부수를 통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3년 전의 절박함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원스토어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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