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유산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인 김향숙 예술감독이 총기획과 안무를 맡은 한국전통춤 공연 '화조풍월무(花鳥風月舞)'가 지난 24일 오후 7시 동해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강원특별자치도의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우리 민족의 전통춤이 지닌 예술성과 철학,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무대 위에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김향숙 예술감독은 공연 인사말을 통해 "천지간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국무용으로 구현하고자 했다"며 "우리 민족 전통춤의 유려한 선과 우아한 몸짓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과 선조들의 지혜를 표현하고, 많은 분들이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공연이 관객 여러분의 마음에 쉼이 되고 행복을 가득 담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공연을 지원해 준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문화재단, 무대를 후원한 동해시에 감사드리며 함께한 출연진과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우리 민족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해 자연과 인생의 여정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첫 번째 마당인 '화(花)'에서는 김향숙 예술감독이 선보인 최종실류 소고춤으로 공연의 막을 올렸다. 소고를 두드리는 경쾌한 울림과 역동적인 춤사위는 공연의 시작을 알리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김향숙, 김유현, 조정아, 김정이, 김은진이 함께한 임이조류 화선무는 전통춤의 우아한 선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무대를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수놓았다.
두 번째 마당 '조(鳥)'에서는 백대영이 펼친 정재만류 산조춤이 무대에 올랐다. 산조 특유의 깊은 장단과 춤사위는 인생의 애환과 흥을 동시에 담아내며 한국 전통춤의 깊이를 보여줬다.
세 번째 마당 '풍(風)'에서는 정선자와 김유현이 함께한 송화영류 풍월도가 공연됐다. 자연의 바람과 계절의 흐름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은 부드러움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춤이 가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네 번째 마당 '월(月)'에서는 김정이와 황미자가 창작 구성한 기원무(달물동이)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했다. 이어 김향숙 예술감독이 선보인 정명숙류 살풀이춤은 한과 정서를 섬세한 춤사위에 담아내며 공연의 감동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다섯 번째 마당은 사물놀이와 민요가 어우러진 흥겨운 무대로 이어졌다. 쇠 정병근, 징 김순주, 장고 전순애, 북 김순향, 문정녀가 참여한 사물놀이는 역동적인 장단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박남홍, 남애자, 엄옥자, 이성애, 남기한, 최은숙, 이은주, 김순자 등이 함께한 민요 공연은 우리 전통의 흥과 멋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됐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닫는마당 '태평성대'는 한국 전통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태평무로 꾸며졌다.
백대영은 국가무형문화유산 한영숙류 태평무를 선보였으며, 김향숙 예술감독은 김유현, 조정아와 함께 국가무형문화유산 제92호 강선영류 태평무를 무대에 올렸다. 상궁 역에는 김석봉, 신은주, 최은수가 참여해 작품의 품격을 더했다.
태평무는 나라의 태평성대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궁중계열 춤으로, 절제된 동작 속에서도 화려함과 기품을 담고 있는 한국 전통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날 무대에서도 섬세한 발디딤과 절도 있는 춤사위, 우아한 선이 어우러지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향숙 예술감독은 국가무형문화유산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로 한·중 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무용·전통춤 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 항공 한·중예술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김향숙전통춤연구소와 아리랑국악예술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교육사와 국내외 문화예술 총기획 감독, 호남검무 강원지부 지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전통춤이 지닌 예술적 가치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지역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문화예술의 장으로 마련됐으며, 한국무용의 깊은 정서와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무대로 평가받았다.
특히 자연과 인간, 삶과 예술을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낸 공연 구성은 전통예술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임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향숙 예술감독은 앞으로도 우리 전통춤의 계승과 보급은 물론 국내외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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