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마음의 빚"… 승차권 비용 뒤늦게 전한 '난곡동 할매'

  • 48년 전 형편 어려워 아들 승차권 못 샀지만, 뒤늦게 영등포역 찾아

  • 직원 만류에도 500만원 전달, 직원들은 개찰구 게시판 '편지'로 화답

약 48년 전 아들의 승차권을 구매하지 못했던 할머니가 시간이 흘러 현금 500만원이 담긴 봉투와 편지를 영등포역에 건넸다 사진한국철도공사
약 48년 전 아들의 승차권을 구매하지 못했던 할머니가 시간이 흘러 현금 500만원이 담긴 봉투와 편지를 영등포역에 건넸다. [사진=한국철도공사]
서울 영등포역 KTX 개찰구 내 게시판에 한 할머니를 향한 직원들의 편지가 쓰였다. 48년 전 어린 아들의 기차표를 사지 못했던 일을 마음에 품고 뒤늦게 영등포역을 찾아 현금 500만원을 전달한 할머니를 향해 역 직원들이 감사를 전한 것이다.

14일 한국철도공사 수도권 서부본부 관계자는 지난 8월 26일 오전 11시께 한 80대 할머니가 영등포역을 찾아 역 직원에 자필 편지와 500만원이 담긴 현금 봉투를 건넸다고 밝혔다.

직원 설명에 따르면 사연은 지난 197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형편이 어려웠던 할머니는 아들과 전북 정읍에서 서울 영등포로 향하는 완행열차를 타야 했지만, 돈이 부족해 아들의 표를 끊지 못했다. 역장은 요금(500원)을 받지 않은 채 이들을 태워줬다.

약 48년이 흐른 뒤 할머니는 지난 8월 영등포역을 찾아 아들의 이름이 적힌 현금 500만원짜리 봉투를 내밀었다. 직원들은 거듭 거절 의사를 표시했지만, 할머니의 뜻을 꺾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간 후 영등포역 직원들은 편지로 화답했다. 현재 KTX 개찰구 앞 게시판엔 '난곡동 할매께'라는 제목의 편지가 쓰여 있다. 할머니가 보여준 마음을 잊지 않으며 고객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이 끝까지 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지만, 할머니가 꼭 영등포역에 주고 싶다며 아웅다웅하는 일이 있었다"며 "결국 이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기타수익'으로 처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단순 금액을 떠나 따뜻한 마음을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라며 "해당 사건을 계기로 철도 구성원 모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이 마음을 변치 않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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