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추미애 "최대 라이벌 이재명...기본소득보다 지대개혁·기후정의가 진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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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황재희 기자
입력 2021-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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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대선 예비후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인터뷰

  • ‘지대 개혁’이 근원적인 경제사회시스템 바꾸는 것

  • 포스트 코로나 ‘기술 중심주의’…기술선점 나서야

  • 국민, 부동산 문제 해결 된다면 기꺼이 세금 낼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개인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대 라이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라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황재희 기자] ‘국민이 잘사는 나라’, ‘진정한 개혁이 이뤄지는 나라’를 꿈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위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한 외로운 싸움에도 타협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추 전 장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자신의 최대 라이벌로 꼽았다. 특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보다 자신의 1호 공약인 ‘지대 개혁’이 진짜 개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조화된 양극화, 불공평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선진강국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며 “지대 개혁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나라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들이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이 내세운 지대 개혁 정책은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의 정상화, 합리적인 공정과세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사회배당, 공공복지, 공공임대주택, 청년 일자리에 사용해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자는 취지다.

추 전 장관은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정책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규제와는 상관이 없는 ‘시장회복 정책’이다. 독과점이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니 시장의 정상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라며 “지대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부동산뿐 아니라 기회와 독점, 특권, 과도한 이익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오래될수록 참여자가 더 많아져야 하는데 독점이 시장 참여자를 쫓아내거나 기회 접근을 막고 있다”며 “다른 재화 같으면 공급을 늘리거나 해서 해소할 수 있겠지만 부동산은 소수가 독점한다고 해서 새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지대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은 양극화의 주범”이라며 “우리나라는 1년간 국민이 벌어들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자산비율이 4.6배나 된다. 벌어들이는 돈의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창업자에게 돌아가거나, 아이디어 부문에, 임금대상자에게 배당돼야 할 이윤들이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는 창업의욕‧노동의욕 등과 같은 사회의 활력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지속성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문제 해결된다면 기꺼이 세금 낼 것

-제1호 공약은 지대 개혁이다. 국토보유세를 걷어 전 국민에게 배당하겠다는 것인데, 증세로 부동산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보나.

“다른 나라에서도 보유세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실존 결과가 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유세가 1.1% 내지 1.2% 정도다.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보유세 관련 조사를 해보면, 올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제대로 사회에 환원이 되느냐’ 하는 행정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실제로 청년 일자리 공급이나 공공임대 주택 확대, 신혼부부를 위한 저렴한 주택 공급 등에 쓰거나 복지 재원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다를 것이다. 내가 낸 세금으로 자녀가 집을 마련할 수 있다면 기꺼이 세금을 내겠다고 하지 않겠나.”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 안정화 조치로 공급 물량 확대를 꼽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택지조성원가 연동제를 회복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부동산을 감정가 연동제로 하는 바람에 공급가도 오르고 주변 부동산 가격도 올라갔다. 공급을 해도 오히려 신규 아파트 평당 가격이 높아지니까 중고주택 가격도 올라가면서 부정적인 연쇄효과가 나타났다. 공급가액이 낮아져야 하고, 기존주택의 가격도 높이지 않아야 한다. 서울 도심의 재건축이나 재개발도 신속하게 해야 한다. 여러 부작용이 없도록 순차개발 방식으로 해야 한다. 용적률도 합리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지대 개혁, 근원적인 경제사회시스템 개혁

-내년 3·9 대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처음 치르는 선거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인 만큼 성장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추미애식 성장정책은 무엇인가.

“20세기의 성장방식이 양극화를 심화시켰기 때문에 21세기 성장방식은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 앞으로의 경제는 결국 기술 중심주의로 간다. 기술 중심주의로 선도적으로 가되, 그 입구에서 하나의 인프라를 잘 깔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술 중심주의는 결국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대다. 지금까지의 인프라가 토건 중심의 고속도로 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방식의 기술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결국 앞에서 말한 대로 지대 개혁, 시장의 정상화를 통해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일자리주도성장 등 4바퀴 수레론을 얘기했다.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이를 계승할 것인가.

“문 정부는 운이 좀 나빴던 거 같다. 문 대통령은 초기부터 ‘부동산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부동산 문제를 양극화로 보지는 못했다. 관료들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방안을 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안타깝게 보지 못했다. 나는 소주성이 효과를 보려면 지대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지대 개혁으로 특권이익이 모든 것을 흡수해 버리는 것을 혁파해야 한다. 결국 좀 더 근원적인 경제사회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기술 중심주의’

-문제는 기업 정책이다. 진보진영이 이 문제에서 부딪히는 것은 법인세 문제다. 

“지금 수출 기업들의 형편은 좋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에 놓여 있다. 그래서 이것을 법인세 문제로 논쟁을 일으킬 것은 아닌 거 같다. 기술주의 중심으로 가려면 기업마다 세계무대를 내다보고 기술 투자를 자꾸 해야 하는데, 그런 연구·개발(R&D) 투자보다는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 시대에 몇몇 수출 대기업이 호황을 누릴 수는 있겠으나, 사실 세계는 지금 겪고 있는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후 정의에 목소리도 크게 내고 있다. 이것도 기술 중심주의에서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시대가 바뀌면서 자동차 가솔린 부품 공장이 없어지고 자율주행, 전기차 부품으로 바뀌게 되면 산업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산업 재편을 선도하는 나라가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는다면 기술 선점 부분에서 또다시 추격하는 방식이 된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문명발전의 부정적인 효과가 누적돼서 일어난다. 우리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주의로 가야 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규제와 환경 등의 이유를 들며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규제는 유럽이 더 많다. 이미 유럽은 탄소 절감을 위해 소비자 행동까지 나아갔다. 유럽은 이를 규제라 생각하지 않고 필수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는 직무가 아니고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도 빨리 ‘글로벌 리더’로 나가자고 하는 것인데, 아직도 그것을 못 보고 있다. 이 도전을 하나의 기술로 뛰어넘는 것으로 봐야 하는데, 부동산을 사놓고 가만히 있는다. 가만히 있어도 (가격이) 올라가는데, 뭐 하러 위험을 감수하는 R&D 투자를 하겠나. 그러나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 이후를 내다보더라도 빨리 기술 중심주의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검찰개혁, 썩은 환부 도려내는 것

-‘검찰개혁’의 대명사로 불린다. 지지층도 있지만 사회갈등을 야기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암에 걸렸는데 암을 제거하면 다른 장기가 갈등을 일으킨다고 여길까. 아니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 암이 전이되지 않으니 건강해졌다고 여길 것이다. 검찰개혁이 그런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숙하기 때문인데, 사실은 검찰권한 자체가 다른 선진 사법체계에 있는 권한을 누리고 있다. 다른 나라는 검찰이 피고인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 결코 우월적인 지위에 있지 않다.”

-대한민국처럼 무소불위 검찰권력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우리나라 검사들은 기소해 놓고도 피고인을 불러서 수사하기도 하고, 여죄를 추궁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검사가 직접 심문을 하지 않을뿐더러 판사가 보는 앞에서만 할 수 있다. 검사가 심문도 안 하고 어떻게 수사하느냐고 하는데, 검사는 수사를 직접 하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일어나는, 오히려 어떻게 보면 인권침해가 없도록 합법적인 수사를 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민주주의 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 중에 이런 검찰시스템을 가진 곳은 없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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