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하태경 “시대교체 필요…개도국 리더십으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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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 = 김도형 기자
입력 2021-06-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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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 = 김도형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이 정권이 대한민국 청년세대의 기회를 열어주는 게 아니라 착취하고 기회의 문을 닫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된다. 시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의 선출이) 더 강한 확신, 용기를 갖게 된 계기가 맞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 의원은 “21세기의 과제는 20세기형 리더십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선진국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이 대표와 함께 2030 청년세대의 의제를 다뤄왔다. 게임업계의 확률 조작 문제,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 등 기존 정치권이 외면했던 의제들을 적극 발굴,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하 의원과의 일문일답.

◆공정 뛰어넘는 시대교체가 시대정신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직접적인 계기는 문재인 정권 때문이다.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고 기회를 열어주는 게 아니라 착취하고 기회의 문을 닫고 있다. 21세기의 과제는 20세기형 리더십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최악의 형태가 문재인 정권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된다. 시대 교체가 필요하다.”

-‘이준석 현상’이 결심에 영향을 미쳤나.

“용기를 더 북돋아 준 건 사실이다. 3선(選) 의원이 되고 나서 제가 총괄본부장이 돼 부산시장 교체를 했다. 또 사실상의 이준석 선대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우리 당을 교체했다. 이제 내가 나서서 국가 교체까지 해야겠다는 시대적 사명을 갖게 됐다.”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시대정신도 시대교체다. 공정은 당연하고, 이를 뛰어넘는 시대교체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고 대한민국 국민이 선진국 국민이다. 정치 리더십은 여전히 20세기 후진국, 개발도상국형 리더십이다. 미래세대와 잘 소통해서 대한민국을 재구성할 수 있는 국가 리더십을 만드는 게 대선의 가장 절박한 과제다.”

-구체적인 예가 있나.

“과거형 리더십의 대표적인 게 성장 체념론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성장이 안 된다. 있는 돈 나눠쓰자’는 것이다. 성장 체념론이 성장·복지 대립론이 됐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기본소득 논쟁도 말장난이다. 우리 재정 여력으로 월 5만원 이상 못 준다. 문제의 본질이 뻔히 보이는데 기본소득, 안심소득, 공정소득 이러고 있다. 성장이 가능하단 강한 확신을 갖고 공공의 지혜를 모으면 방법이 왜 안 나오겠나. 그 지혜를 모으는 리더십 발휘가 안 된 거다.”

◆K-경제 통해 경제영토 넓히는 대통령

-돈 벌 궁리를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제가 생각한 건 K-경제다. 인도네시아엔 큰 배가 없다고 한다. 원양어선 5000척을 갖추는 게 국가적 목표라고 한다. 거제 조선소 타운 같은 걸 외교력을 발휘해서 인도네시아에 짓는 거다. 젊은 세대에겐 중간 관리자로서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국내에 마케팅, 디자인, 연구·개발(R&D)분야의 양질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다. 코리아 문화 산업 타운 같은 걸 잘 연결하면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가 넓어진다.”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성장하는 외교, 일자리를 만드는 외교로 대통령 임무 중에 외교가 넘버원이 되도록 하겠다. 북한만 쳐다보는 외교에서 전 세계를 보는 외교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통령은 국내 위기 관리를 중심으로 해왔다. 그런 건 국무총리에게 맡겨야 한다. 헌법대로 총리의 권한을 강화해서 내부 리스크 관리는 총리가 하고, 대통령은 5년의 프로젝트 중심으로 가야 한다.”

-다음 대선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 해결이다.

“수도권 집값은 계속 오를 거다. 기대심리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는 수도 이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청와대와 국회, 정부기관 이전만 해도 기대심리가 더 오르진 않을 것이다. 정부기관을 옮기면 꽤 많은 땅이 생긴다. 수도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만 해도 집값이 많이 잡힐 거다.”

-세종시로 이전해야 하는 당위성은.

“새로운 시대의 중요한 지표다. 인구가 줄면서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도권은 갑갑해서 살기 힘들고 지방은 경제가 나빠져서 몰락한다. 둘 다 공멸하는 시대로 간다. 수도권은 뉴욕처럼, 세종시는 워싱턴D.C처럼 발전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행정기관과 입법기관만 가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될 것이다.”

◆노동시장 승강제, 기회 사다리

-검찰총장 직선제를 공약했다. 검찰 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검찰을 독립시키려면 인사권을 대통령에게서 가져와야 한다. 제일 근본적인 방법은 국민에게 인사권을 주는 것이다. 이성윤 서울고검장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경쟁하면 누가 되겠나.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사람,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총장이 될 거다. 포퓰리즘과 바른 정치는 구분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구분이 잘 된다. 범죄자를 잘 잡을 사람이란 기준이다. 낯설 수도 있지만 익숙해질 거다.”

-준비 중인 청년 정책이 궁금하다.

“가장 큰 게 일자리 문제다. ‘노동시장 승강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시장이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나뉘어 있는 이중 구조가 문제다. 2부 리그에서 시작하면 위로 올라갈 길이 차단돼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처음부터 1부 리그, 그러니까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에 들어가려고 아득바득 경쟁하는 거다. 단절된 노동시장 구조에 엘리베이터를 놓아줘야 한다.”

-공기업에서 성과가 낮은 사람들 고용 보장이 안 된다는 건가.

“공기업에서 성과가 낮은 사람들, 이를테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부동산투기나 하고 있는 사람들 고용까지 보장하자는 것은 억지다. 오히려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와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게 사회적으로 이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때 청년들이 분노한 이유가 경쟁 원칙에 위배된다는 거였다. 승강제가 도입되면 비정규직도 경쟁을 거쳐 정규직으로 진입할 길이 생긴다.”

◆인성 테스트하면 이재명만 떨어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어떻게 보고 있나.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하라는 게 우리 지지자나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인 것 같다. 입당을 미룰수록 입당을 어렵게 하는 새로운 변수가 자꾸 터질 수 있다. 입당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선 경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외부 후보들이 불리하지 않게 5 대 5 원칙을 폐기하고 완전 국민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100% 국민경선을 한다는 걸 명확히 해줘야 외부 후보들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문제가 난항이다.

“이 대표의 정시 버스 출발론을 지지한다. 외부 변수에 따라 정시에 출발하지 않고 시간을 변경하면 특혜다. 국민의당이 지난 보선 때만 해도 조건 없이 신속하게 합치자더니, 그 약속을 어기고 자꾸 새로운 조건을 달고 있다. 그러면 완전히 버림받을 것이다. 신의와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그걸 깨면 안철수의 새 정치는 완전히 구태 정치가 되는 것이다.”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장 유력한 것 같다. 어떻게 평가하나.

“글로벌하게 보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같다. 포퓰리즘 리더십이다. 개도국에나 적합하지 선진국엔 적합하지 않다. 이 지사는 인성 테스트부터 받아야 한다. (지금 후보군 가운데) 인성 테스트를 하면 떨어질 사람은 이 지사 하나 밖에 없다. 트럼프와 유사한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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