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자영업자 무덤된 거리두기 사(死)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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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7-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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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이어 대전·김해시도 4단계 조치…자영업자들 "눈앞이 캄캄해"

  • 거리두기 격상이 두려운 이유…4단계 직후 자영업자 매출 30%↓

  • 소상공인 60% 폐업 고민, 자영업자들 특단 조치 요구 '한목소리'

코로나 4단계가 연장되자 임시 휴업 안내를 내건 업체. [사진=연합뉴스]
 

짧고 굵게 끝내겠다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던 정부가 현행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하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길고 깊어졌다. 여름 휴가철 대목을 놓치게 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고강도 방역 대책에 매출이 급감하고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영업자들은 지원책 강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4단계 2주 연장조치가 발표된 23일 이후로 시름과 탄식 섞인 글이 30여개 이상 올라와 있다. 경기도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한 회원은 "다음 달 8일까지 이어지는 4단계 조치는 올해 여름 장사를 접으라는 뜻이다. (4단계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사적 모임 제한을 풀어주는 등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름 매출로 1년을 버티는 업종은 타격이 크다. 당장 예약 손님들을 취소시킬 생각에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4단계로 영업을 중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건 음식점.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대전 자영업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전도 27일부터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는 4단계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4단계 격상은 비수도권 광역 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지역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7일부터 8월 8일까지 최고 수준인 4단계로 높인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회원은 "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된 대전 상권이 더 암울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4단계 연장 조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엄살이 아니다. 실제로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4단계 격상 직후인 지난 12~18일 서울 자영업자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1%가량 쪼그라들었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 14%, 13% 감소했다. 3인 이상 모일 수 없는 오후 6시 이후 매출을 보면 △서울 31% △경기도 34% △인천 36% 정도가 줄었다. 요식업종 중에서도 고깃집이나 술집은 매출이 모두 38% 감소할 만큼 타격이 컸다.
 

 

그러다 보니 휴업이나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도 크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2~15일 소상공인 300명(숙박업 150명·음식점 15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긴급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33.3%는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어려움으로 휴업이나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휴업이나 폐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소상공인도 57.3%에 달했다.

또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 10명 중 6명 이상(67.3%)은 올해 7~8월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계 상황으로 치닫는 자영업자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고강도 방역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기약 없는 생존 위기에 내몰리자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지탱하기 위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등 자영업자 단체들은 "국회와 정부는 예측 가능한 손실 보상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또 자영업자들의 임대료와 대출금 연체 같은 부담을 사회가 함께 분담하는 생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비대위, 거리두기 4단계 조치 불복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도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손실보상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연말까지 부가세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특단의 조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전에 이어 경남 김해시도 27일부터 4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히자 비수도권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신이 영업 중인 지역도 언제든지 4단계로 상향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해시에서 빵집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한 자영업자는 "수도권 고강도 방역 조치로 지방조차 조용해졌는데 김해시에 4단계 조치까지 내려져 (지역 자영업자들)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녁 장사는 끝이라고 봐야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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