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돋보기] 셔누X형원, 가능성에서 장르로

하루에도 수십 개의 노래, 수십 개의 작품이 탄생한다. 음악·드라마·영화 등이 수없이 많은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대중에게 전해지는 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래를 부르고, 연기한 아티스트도 마찬가지. 뛰어난 역량에도 평가 절하되거나, 대중에게 소개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티스트 돋보기>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그들의 성장을 들여다보는 코너다. 아티스트에게 애정을 가득 담아낸 찬가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가득 채워본 자만이 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만큼이나 덜어내는 일에도 정교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몬스타엑스가 거친 무드로 사랑의 욕망을 분출해왔다면 셔누X형원은 그 감정을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선으로 가다듬는다. 뜨겁게 몰아치던 사랑은 정돈된 긴장으로 남고 직진하던 고백은 사랑을 되묻는 질문이 된다. 확신보다 여운을, 밀어붙이기보다 바라보기를 택한 이들은 그렇게 몬스타엑스라는 세계 안에서 사랑을 말하는 또 다른 문법이 된다.

셔누X형원은 몬스타엑스 데뷔 8년 만에 탄생한 첫 유닛이다. 팀의 메인 댄서와 보컬리스트인 두 사람을 주축으로 가장 '몬스타엑스'다우면서도 낯선 미학을 만들었다. 셔누가 무대 위에서 단단한 무게감으로 중심을 잡는다면 형원은 특유의 음색과 프로듀싱 감각으로 그 감정의 온도와 질감을 세밀하게 매만진다. 이러한 상호보완적 결합은 유닛의 색깔을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몬스타엑스가 뜨거운 에너지로 감정을 정면 돌파하는 팀이라면 셔누X형원은 그 세계 내면에 잠재된 긴장과 절제를 차분하게 길어 올린다. 지향하는 방향은 다르나 그 뿌리는 여전히 몬스타엑스가 지나온 치열한 시간 속에 있다.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첫 미니 앨범 '디 언씬(THE UNSEEN)'은 그 가능성을 확인한 시작이었다. 이 앨범은 타인의 시선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나'를 마주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현실의 나, 타인이 해석한 나, 누군가가 사랑하는 나까지. 셔누X형원은 낯설고 혼란스러운 그 얼굴들을 부정하는 대신 그 모두가 자신의 모습임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타이틀곡 '러브 미 어 리틀(Love Me A Little)'은 본연의 나와 상대가 원하는 나 사이의 흔들림을 절제된 보컬과 퍼포먼스로 풀어냈다. 형원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고 셔누가 안무 제작에 참여하며 이 유닛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감각으로 움직이는 팀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어지는 미니 2집 '러브 미(LOVE ME)'는 셔누X형원의 지향점이 한층 또렷해진 결과물이다. '디 언씬'이 수많은 나를 인정하는 과정이었다면 '러브 미'는 그 시선들이 맞닿는 관계 속에서 사랑을 더 선명하게 응시한다. 타이틀곡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는 사랑의 확답을 미룬 채 서로를 밀고 당기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담았다. 셔누X형원은 이 질문을 무겁게 몰아붙이지 않고 적당한 여백을 두어 세련되게 풀어낸다. 결말을 서두르기보다 그 과정에 놓인 망설임이나 미세한 온도 차이를 끝까지 붙드는 식이다.


음악적 문법이 확고해짐에 따라 이들에게는 몬스타엑스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영역이 생긴다. 그동안 '노바디 엘스(Nobody Else)', '머시(Mercy)', '와일드파이어(Wildfire)' 등을 통해 고통과 갈망에 집중해왔던 형원은 이번 앨범에서 사랑을 한층 밝고 낭만적으로 그린다. '슈퍼스티셔스(Superstitious)'의 레트로한 그루브로 여름날의 사랑을 노래하고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통해 두려움 없이 감정에 몸을 맡기는 자유로운 여정을 담는 식이다. 이는 전작의 비극적인 색채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형원이 그리는 사랑의 범위가 이전보다 훨씬 넓고 다채로워졌음을 보여준다.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형원이 곡 작업을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영역을 넓힌다면 셔누는 이를 무대 위에서 시각적으로 완성한다. 특히 솔로곡 '어라운드 앤 고(Around & Go)'는 퍼포머를 넘어선 셔누의 보컬리스트적 역량을 선명히 드러낸다. R&B 무드를 극대화한 보컬과 섬세한 완급 조절은 세련된 감각을 자극하고 곡 전체를 지탱하는 그의 묵직한 존재감은 유닛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형원이 다듬은 세련된 무드와 셔누의 단단한 중심이 조화롭게 맞물리는 이 균형은 셔누X형원을 독보적인 유닛으로 만든다.


결국 '러브 미'는 두 사람이 다시 마주했다는 사실보다 이 유닛만의 독자적인 서사가 완연히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몬스타엑스의 에너지를 공유하면서도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속도와 질서를 발견하는 과정. 셔누X형원은 이번 앨범을 통해 단순한 유닛을 넘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진 고유한 팀으로 나아간다.

충분히 타올라 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평정. 이들은 몬스타엑스가 쌓아온 세계를 지우지 않은 채 그 안에서 가장 정제된 형태의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러브 미'는 이들의 감각이 가능성을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되었음을 증명한다. 가득 채워본 뒤에야 비로소 가능한 덜어냄의 미학. 셔누X형원은 그 섬세한 감각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다시 묻는다. 여운이 긴,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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