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착한기업 향한 ‘ESG 마라톤’ 완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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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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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사진=토리모리 제공]

지난해 아무도 기다리지 않던 팬데믹을 맞이하게 된 우리는 건강한 지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시간을 보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이 혼란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해왔고, 국제사회 전체의 기후 위기, 사회 양극화 등 환경 및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연초에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강력히 대두되기도 했다.

국가적 차원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도 선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ESG 경영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환경(Environment)·책임(Social)·투명경영(Governance)의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ESG경영은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여기에 소위 말하는 MZ세대 가 소비자 및 기업 구성원의 주류로 진입하면서 ESG 열풍에 속도를 더한 셈이 됐다.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높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사회, 공정성 이슈 등이 더욱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소비 기준의 초점을 ESG에 두고 있는 ‘미닝아웃’ 소비 가 적극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52%는 친환경, 클린뷰티, 동물실험 반대 제품 등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미닝아웃 소비 중이라고 한다. ESG 경영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라 하겠다.

결국 ESG는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자,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시작된 기업의 선한 걸음이다. 그러나 아직 낯선 길인 만큼 곳곳에 암초가 있다. 아직 ESG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한 면이 있고, 장기적으로 고객과 직원들의 사고방식 및 행동을 어떻게 바꾸고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ESG를 구성하는 특정 부문만 비대칭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ESG의 모든 요소를 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토니모리가 ‘착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기업’으로 방향성을 정할 당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토니모리는 ‘착한 기업’의 반열에 서고자 했다. 여기에 ‘착한 영향력을 전파한다’는 목표를 더 했다. 영향력을 전파한다는 것은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므로 이를 위한 프로세스를 느리더라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자 했다. 착한 제품, 착한 소통, 착한 캠페인의 세가지 세부 키워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웠다.

‘착한 제품’ 생산에 앞서 더 많은 고객이 착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 이미 높은 판매율을 자랑하고 있는 주력제품들을 착한 성분으로 리뉴얼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이유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식약처에서 천연화장품 인증을 받은 천연토너인 ‘더 그린티 트루바이옴 수분 토너’나, 국내 최초 비건 젤 아이라이너 ‘백젤 아이라이너Z’ 등이 탄생했다.

특히 더 그린티 트루바이옴 수분토너는 용기 제작에도 신경을 썼다. ‘친환경 수분리 라벨’을 사용했다. 해당 제품은 사용 후 물로 쉽게 용기를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고객의 편의성과 환경에의 긍정적 이로움을 더할 수 있다.

백젤아이라이너Z는 국민 아이라이너라고 불리는 백젤 아이라이너를 20가지 유해 성분을 함유하지 않고, 착한 성분으로만 리뉴얼해 선보였다. 세계적인 비건 인증 기관 프랑스 ‘이브 비건’에서 국내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았는데, 이는 색조 화장품도 비건 제품으로 만들 수 있고, 제품력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가 됐다. 이 사례를 토대로, 자사의 대표제품 중 하나인 ‘쇼킹 라인’의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를 연이어 개발하고 각각 벨기에 바이오리우스, 프랑스 비건 인증 마크를 획득했다.

‘착한 소통’은 개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모여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선정한 키워드다. 토니모리는 착한 소통의 실천을 위해 고객, 그리고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착한 고객 응대를 위해 작년부터 CS 응대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코로나19 이슈로 다소 예민해지기 쉬운 분위기였으나, 자사 CS 팀에서부터 전국 각 지점 매장에 이르기까지 착한 고객 응대에 힘쓰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이미 단종되었던 ‘더 산뜻 피톤치드 모공 스킨’ 토너를 새로이 제작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소비자들로부터 감동 어린 인사를 받는 것은 물론 추가 매출을 발생시켰으며, 전국 각 지점 매장 및 본사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등 여러 방면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착한 CS응대를 강화하면서 받기 시작한 고객들의 크고 작은 감사의 피드백들이 더 좋은 고객 경험 형성을 위해 다시 노력할 원동력이 된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소감이다.

직원들과의 착한 소통을 위해서는 MZ세대 임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제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취합했으며, 다소 번거롭더라도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투표도 반복적으로 진행했다. 또 신제품이 출시되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리뷰 이벤트를 진행해, 제품에 대한 가장 솔직한 목소리를 빠르게 듣기도 했다.

이를 다시 제품 개발에 반영하니, 서로간 소통에 있어 시너지가 나는 것이 느껴졌다.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비건 토너’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결정 된 제품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제품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토니모리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마지막으로, 착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토니모리를 위해 장기 캠페인을 기획했다. 자사 전사 캠페인으로 시작한 ‘#오하착’ 캠페인은 ‘오늘 하루 착한 습관 하셨나요?’ 메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상 속 착한 습관들을 하루 하나 이상씩 실천해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어딘가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행동이라면 모든 행동이 가치 있고, 행동의 크기보다 지속적인 실천이 더 의미 있다는 직원들의 생각을 모아 기획했다.

토니모리는 #오하착 캠페인을 통해 작은 착한 습관들이 선순환으로 연결돼 환경과 사회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꼭 환경이나 사회가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두의 공감으로 이어지면 훗날 우리 모두에게 착한 영향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토니모리는 착한 습관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자 일부러 임직원들과 사내 점주들이 참여 1순위인 내부 이벤트로 #오하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가치를 외부로 확장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스타그램 인증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 운영했다. 오는 하반기에는 #오하착 캠페인의 개념을 좀 더 널리 확산 시켜 볼 생각이다. 보다 적극적인 ESG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 소통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계획이다.

ESG 경영이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다. 혼자서만 앞서나가는 단식 경기가 아니라, 조금 더뎌도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하는 팀플레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상생’의 의미를 잘 이해하게 됐다. 그런 면에서 ESG 경영은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린 중요한 전략임과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솔루션이기도 하다.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이익만을 위함이 아닌, 사회 전반의 시너지를 위한 진정성 있는 ESG 운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기업과 고객, 임원과 직원, 환경과 사람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관계 속에서 모두가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이를 통해 상호공존의 가치를 창출하는 착한 시도들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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