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알리가 투자한 의류 공유업체 '이얼싼'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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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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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설립돼 알리바바가 2차례 투자

  • '큰손' 투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지만...

  • 수익성 증대 실패... 소비자 불만도 잦아

[사진=이얼싼 앱 광고 ]

중국 기술 공룡 알리바바의 든든한 지원과 공유경제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의류 공유업체 이얼싼(衣二三)이 문을 닫았다.

13일 중국 36커 등에 따르면 이얼싼은 전날 공고를 내고 업무 조정으로 인해 오는 8월 15일부터 모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3일 자정부터는 신규가입과 의복 주문(대여)이 중단되며, 24일 자정부터는 의복, 가방 반납예약도 중단된다.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회원비와 보증금 일괄 환불 신청도 진행한다. 환불이 완료된 15일 0시 이후에는 이얼싼의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이 중단되고, 서버가 폐쇄되면서 접속도 차단된다.

중국 공유경제 시장에서 야심 차게 의류 공유서비스를 시작했던 이얼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얼싼은 지난 2015년 패션 미디어 업계 프로듀서(PD) 출신 류멍위안(劉夢媛)이 설립한 업체다. 당시 류 창업자는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에서 영감을 얻어 의류 공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당초 드레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이얼싼은 이후 일상복 공유 서비스로 확대했는데, 류 창업자는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회원제 의류 대여를 시작한다”며 “스마트 경영 등 경쟁업체와 차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때 이얼싼에는 대형 기업들의 자본금도 몰렸다. 이얼싼은 지금까지 총 6차례 자금 조달에 성공했는데, 누적 투자금은 모두 8000만 달러(약 916억원)에 달했다. 세쿼이아캐피털과 알리바바, 소프트뱅크 등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이중 알리바바는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이얼싼에 자본을 투입하며 이목을 끌었다.

창업 중반, 이얼싼은 알리바바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다. 알리바바의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연계해 소비자 유입이 빠르게 늘었다. 2019년 5월에는 창업 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그러나 수익성을 높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이얼싼 플랫폼 매출의 75%는 회원비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사용료(사용 기한 연장 등 서비스로 인한 부가 비용)다. 이얼싼은 매월 499위안에 원하는 옷을 선택해 회당 3벌씩 무제한으로 빌려 입을 수 있으며 세탁·배송 등의 비용은 모두 무료로 제공됐다. 매월 들어오는 회원비를 제외하고 딱히 수입을 얻을 만한 구조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 불만도 꾸준히 증가했다. 자동결제로 인한 환불의 어려움, 3회 이하 대여 시 환불 불가 등의 이유로 소비자가 제기하는 문제점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공유경제 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이얼싼에도 어둠이 드리웠다는 분석이다. 36커는 “중국 공유경제 시장이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지 대여만을 중심으로 설립돼 몸집을 키운 각 분야의 업체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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