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노린 특혜성 장학금"…"야당 성향 교수 딸에 뭐하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현미 기자
입력 2021-07-10 00: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앙지법 9일 노환중 전 부산의전원 교수 공판

  • 조민 장학금 지급배경 두고 검찰·변호인 공방

조국은  2015~2016년 사회적 인지도가 높으나 야권 성향인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병원이 조민씨 할머니 그림 4점을 기증받을 때 '지금 정권에서 괜찮겠냐'고 걱정하는 교수 있었다고 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누가 예상했겠나.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오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 쟁점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교수 시절 노 원장이 조 전 장관 딸 조민씨에게 준 장학금이 '뇌물성 특혜'에 해당하느냐는 것이었다. 노 원장은 모친 장례 부의금을 모아 2013년 외부 장학금 '소천장학금'을 만들었다. 소천장학금은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여섯 학기 연속으로 조씨에게 주어졌다.

검찰은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조씨에게 장학금을 준 건 특혜라고 판단한다. 특히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한 뒤 준 세 학기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이 명백하다고 보고 있다.

"노환중은 분원 출신이 본원 병원장 되는 게 어렵다는 걸 알았다. 때문에 청와대 지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조국 자녀인 조씨에게 각종 보험성 특혜를 제공했다."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 자리를 꿰차려고 조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부산대병원장을 지명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장학금을 건넸다는 취지다. 노 원장은 2015년 5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부산대병원 분원인 양산부산대병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가족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 내용을 증거로 내밀었다. 조씨는 이 단톡방에서 '방금 노 교수가 전화해서 소천장학금을 이번에도 탈 건데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한다. 이에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애들 단속하시려나 보다. 절대 모른 척해라'라고 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는 정 교수 입단속에 암묵적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 원장 측 변호인은 "검사 논리가 희한하다"며 "심하게 말하면 조작했다"고 혀를 찼다. 노 원장이 장학금을 건넨 건 박근혜 정부 때로, 야당 성향 법대 교수였던 조 전 장관 자녀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조국은 양산부산대병원장 입장에선 양산시청 9급 공무원보다 바랄 게 없는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야권 성향 법대 교수에 뭐하러 보험을 들겠느냐."

노 원장과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 후보자가 아니었다고도 지적했다. 애초에 후보로 올라오지 않아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인사 검증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다. 현재 맡고 있는 부산의료원장직은 부산시장이 임명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조 전 장관도 이날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 반정부 교수였던 저에게 무슨 득을 보려고 딸에게 장학금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 행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들이 표적 삼아 진행한 수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어 제게 '뇌물사범' 낙인을 찍으려고 기소를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가 막힌다"며 "이런 검찰 행태에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민다"고 맹비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