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말레이시아 경제, 록다운 연장으로 위기감 고조

  • 이번엔 기한 명시도 없어... 신규감염자 수 등 하락 시에만 해제

[사진=말레이시아 총리실 페이스북]


말레이시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중인 록다운(도시봉쇄) 조치가 재차 연장된 가운데, 이번에는 그 기한마저 명시되지 않아 산업계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종업원의 10%까지만 출근이 허용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록다운에 따른) 생산중단은 한 달 반이 한계"라며 초조함을 토로했다.

무히딘 야신 총리는 27일, 코로나 사태에서 일상생활로 되돌아가는 계획을 4단계로 제시한 '국가회복계획'에서, 조업가능한 업종을 확대하는 2단계 이행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28일이 기한인 록다운을 재차 연장했다. 2단계 이행을 위해서는 신규감염자 수 및 집중치료실(ICU)의 병상사용률,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률 등의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이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록다운은 당초 이달 14일까지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주간 연장된 바 있다. 무히딘 총리는 이번 두 번째에 있어서 기한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록다운 해제는 2단계 이행이 전제가 되야 한다면서, "아마도 7월 중순 경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쳤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국방부 장관은 27일, 국가회복계획의 각 단계별 규제내용을 재차 제시했다. 현행 1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기존 방역을 위한 표준행동지침(SOP)이 적용되나, 음식점 등이 영업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에서 오전 6시~오후 10시로 기준을 완화했다.

2단계에서는 제조업 중 자동차, 철강, 세라믹, 시멘트, 수출용 가구, 고무 등 6개 업종의 조업규제가 완화되며, 서적·문구점, 전기제품점, 이발소 등의 영업이 허용된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완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 미래 불투명성 증가
록다운 중 출근 인원이 10%로 제한돼 조업이 중단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이번 록다운 연장조치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 간부는 28일 NNA에, "생산중단은 한 달 반이 한계"라며 초조함을 나타냈다.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조립생산을 위해 생산 5개월 전에 부품을 이미 발주했기 때문에, 이번 록다운 연장조치로 언제 조업이 재개될지 불투명해져, 해외에서 조달한 부품이 앞으로 재고로 쌓일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한다. 생산이 중단된 6월분의 부품까지는 창고에 보관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부품 공급사에 출하중단 요청을 검토해야만 할 것"(동 간부)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품 공급사에서 보관하는 비용도 제조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비용증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규제완화의 요건으로 구체적인 신규감염자 수 하락 등이 전제조건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동 간부는 "미래 불투명성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낙담했다. 록다운이 장기화되면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소비욕구 하락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다만 이에 앞서 신차 판매세 감면 기한이 6월 말에서 연말까지로 연장됐기 때문에, 동 간부는 "조업이 재개되면 즉시 최대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록다운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닐 가능성 있다"
말레이시아 제조업자연맹(FMM)은 27일, "3개 지표 모두가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현행 록다운 조치를 무기한 연장한다는 정부 방침에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 연맹은 록다운 중 조업을 할 수 있는 기업도 거래처 기업의 조업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객사들이 발주처를 말레이시아 이외의 기업으로 바꾸는 케이스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역내 주요 제조거점인 말레이시아의 경쟁력이 크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아울러 약 1개월에 걸친 록다운에도 불구하고 신규감염자 수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면서, "(록다운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제트로도 장기화에 우려
오노자와 마이(小野沢麻衣)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 쿠알라룸푸르 사무소장도 28일 NNA에, 기간이 명시되지 않고 록다운이 연장된데 대해, "기업입장에서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사업계획을 세우기 어렵게 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록다운이 장기화되면, 서프라이 체인 전체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미치는 영향은 말레이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각국의 생산현장에서도 "말레이시아로부터 부품을 조달할 수 없어, 다른 나라로 대체 발주를 했다는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다"(오노자와 소장). 다른 나라로 전환된 수주를 재차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둔 기업, 나아가 말레이시아 시장 자체의 신뢰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제트로는 말레이시아 일본인 상공회의소(JACTIM)와 협력해,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대응을 말레이시아 정부에 촉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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