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승부수, 신세계 50조 기업됐다…"유통판 전체 흔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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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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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기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이베이코리아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거래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유통업체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이번 거래는 신세세계그룹 이마트의 단독 계약이다. 컨소시엄을 결성했던 네이버는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1위 자리에 오르며 독보적 입지를 다지게 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온-오프라인 유통 판매액(면세점 제외)은 28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 20조원과 단순 합산으로 48조원 규모에 이른다.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롯데쇼핑의 24조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규모다. 신세계와 42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던 롯데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이탈하며 사실상 고배를 마셨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거래액은 약 4조원 규모인데,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거래액이 20조원으로 네이버쇼핑(28조원), 쿠팡(24조원)에 이어 3위다. 때문에 이베이코리아는 그동안 쿠팡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남은 과제는 '시너지 효과' 극대화
다만, 거액을 투자한 만큼 따르는 부담도 상당하다. 당초 예상 인수가 5조원에서 3조4000억원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재무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신세계그룹의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단순 이커머스 부문 강화가 아닌 전체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의 도약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기점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온라인 비중은 50%에 달하게 되고, 미래 사업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된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1위 유통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뒤 16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 증가한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850억원이다.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 수는 작년 기준 300만명을 넘어 이커머스 업체 중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470만명) 다음으로 많다. 오픈마켓 판매자 수는 약 30만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마일배송이라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 하반기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G마켓·옥션·SSG닷컴·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을 총망라한 통합 멤버십 서비스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의 시너지 효과는 이커머스에서 중요시되는 물류 부문에서 극대화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전국 160여개에 달하는 이마트 점포를 입점 판매자를 위한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풀필먼트 센터 구축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의 대량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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