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변 전세 품귀에 반포주공1단지 주민들 "근처에는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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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5-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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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문한 주공1단지에서 이주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주변에 있는 지역은 너무 비싸서 전세를 얻을 수가 없어요. 아들이 살고 있는 강서구로 이동하려구요."(주공1단지에서 30년을 거주한 주민 60대 주민)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정기총회에서 이주계획과 관련한 안건들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올해 12월까지 6개월간 2120가구 이주가 진행되면서 전세를 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다만 주변의 높은 전세 가격과 전세물건 품귀로 인해 해당지역에서 전세를 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래미안퍼스티지 상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반포주공1단지 주민들은 래미안퍼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 두 곳을 많이 보고 있다"며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96㎡ 전세는 2년 9억원쯤 했는데 지금은 17억원까지 매물이 나오고 있어 2년전보다 2배 좀 안되게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매주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이달 3주 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주 전셋값 상승률은 0.07%, 전주는 0.04%였다. 상승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사진=신동근 기자]



A씨는 "집값과 전셋값이 오른 상황에서 임대차3법으로 인해 이전보다 5%만 올리고 재계약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전세물량이 전체적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전세 물량이 없는 데다 비싸지만 문의는 매일 들어오고 바로바로 계약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잠원초에 다니는 학생이 있는 부모들은 학교 적응 등을 위해 주변 아파트를 찾고 있다"며 "반전세, 월세도 마찬가지로 매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근처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래미안퍼스티지도 2444가구인 상황에서 모든 주민이 근처 지역으로 옮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래미안퍼스티지 근처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주공1단지 주민들이 해당 단지 주변은 너무 올라서 못 찾고 있다"며 "어린 자녀가 없는 경우 주변 방배동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아예 경기도 쪽으로 간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을 떠나 타 지역으로 옮긴다는 주민들이 다수 있었다. 자녀들이 모두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주민 B씨는 "근처 래미안이나 아크로리버파크로는 가기 힘들고 일단 방배동이나, 잠원동 쪽 이주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중 이주 대상이 아닌 3주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운동을 같이하는 사람 중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다들 전셋값이 올라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전세로 4년을 살고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아예 서울을 떠나 평택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고, 경기도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재건축을 하면 인근 지역 전세 등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 집값과 전셋값이 많이 올라, 그 효과가 커졌다"며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까지 해당 효과가 이어져 전셋값이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공1단지 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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