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 친구 16가지 해명에도…"의혹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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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5-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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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문 통해 "술 취해 대부분 기억 안나"

  • 부친 손씨 "사실과 맞지 않은 부분 많아"

지난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쓴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후 6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씨(22)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17일 만에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다. 무려 16개 의혹에 대해 해명했는데 대부분 경찰 조사 때 나온 내용으로 "만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일관해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A씨 측은 17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변호사를 통해 "먼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또 고인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입장을 전달했다.

정 변호사는 A씨 측이 그동안 침묵한 이유에 대해 "A씨 부모님이 엄중한 시국에 밤 10시 이후 공공장소를 찾아가 만취할 정도로 과음한 아들 행위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만취했더라도 같이 술 마신 친구를 끝까지 챙기지 못한 아들에 대한 변명조차 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입장문에서 A씨 측은 의혹을 하나씩 설명 또는 해명했다. 손씨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올 만큼 부담 없는 사이로 실종 전날 밤 술을 더 마시고 싶어 고인에게 전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공원은 손씨가 제안했고, 편의점에서 9병이 넘는 술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술을 얼마만큼 마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음주 후 잠들었다가 깨서 귀가하기 1시간 전인 새벽 3시 37분께 본인 아버지와 통화한 사실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A씨 부친은 "친구 잘 깨워서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 타고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A씨는 손씨를 만난 후 휴대전화를 충전했으나 어느 정도 충전됐는지, 한강공원 '토끼굴'을 지나 택시를 타고 귀가한 상황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A씨 부모가 한강공원에 같이 간 이유에 대해선 "새벽에 손씨 집에 연락하기 송구스러워 직접 한강공원에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손씨는 보이지 않았고, 이후 손씨 부모가 한강공원에 아들을 찾으러 온 과정 역시 A씨는 기억 못한다고 전했다.

변호사 선임도 "A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자책감이 매우 큰 상태에서 어떤 극단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할까 부모로서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것에 대해선 "낡은 데다 토사물까지 묻어 있었다"고 해명했다. A씨 가족이나 친척 중 유력 인사가 있다는 의혹도 부정했다. A씨가 손씨 휴대전화를 갖고 귀가하게 된 경위도 "전혀 기억하지 못 한다"는 입장이다. A씨 휴대전화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안 사람은 A씨 어머니였다고 한다.

하지만 A씨 측 입장문 발표 이후 손씨 부친인 손현씨는 "정작 궁금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 수사를 낙관적으로 판단해 입장문을 작성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목격자 등이 제출한 사건 당일 새벽 2시 18분 사진 등을 보면, A씨는 술이 많이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손씨 휴대전화 기록을 통해 손씨가 아닌 A씨가 장소를 먼저 제안했다는 것 등을 확인 가능하다"며 A씨 입장문에서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A씨가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더 노력하지 않은 이유, A씨와 그 부모가 통화 내용을 숨긴 이유 등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이날 손씨 사건에 처음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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