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노동 유연성 확보한 나라가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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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4-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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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유연성 확보와 인적 역량을 강화한 국가의 노동자들이 근무시간 대비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396시간인데 평균 1인당 국민총소득은 6만187달러였다. 한국은 이들 국가보다 1.4배 더 일하면서 소득은 절반(3만2115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이들 국가들의 5대 특징으로 △높은 고용률 △높은 노동생산성 △높은 노동유연성 △시간제 근로 활성화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을 제시했다.

이들 4개 국가의 평균 고용률은 76.4%로 한국(66.8%)에 비해 9.6%포인트 높았다. 네덜란드와는 11.4%포인트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가 네덜란드 수준의 고용률을 달성하려면 약 418만명의 일자리가 더 만들어져야 한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의 경우 노르웨이가 84.3달러로 한국(40.5달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노동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도 한국의 노동 유연성 점수는 크게 뒤쳐졌다. 한국은 54.1점로 OECD 37개국 중 35위인데 반해, 4개 국가의 평균 점수는 68.9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덴마크(71.4점)는 OECD 국가 중에서는 3위, 평가대상 141개국 중에서는 4위를 차지해 높은 노동 유연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높은 시간제 근로 비중을 보여주었는데, 네덜란드의 경우 37.0%를 차지해 한국(14.0%)보다 2.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시간 근로제 고용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들 국가는 인적 자원 경쟁력도 높았다. WEF 인적 자원 기술 부문 점수는 평균 84.6점으로 한국(74.0점)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방식에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직접 일자리 창출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15% 수준으로 덴마크 등과 비교해 크게 높은 편이다. 반면 직업훈련 예산은 0.03%로 낮은 수준이다. 덴마크의 경우 직접 일자리 창출 예산은 거의 없는데 직업훈련 지출 비중은 GDP 대비 0.39%에 다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국가들은 시간제 근로 활성화, 노동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고용률을 높이고,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소득 수준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나라도 직접 일자리 창출보다는 직업교육 등을 통해 인적 역량을 높이고,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노동 유연성을 제고한다면 일자리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산업별 소득과 근로시간을 비교해 본 결과,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산업은 금융 및 보험업으로 나타났다. 금융 및 보험업은 전체 월 임금 총액(372만원) 보다 약 1.6배 높은 593만원이지만, 월 근로시간은 9시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전체 월 임금 총액 63%에 미치는 234만원인데 약 12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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