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눈치싸움] 절반은 신혼희망타운…흥행 장담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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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4-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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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 부부·자녀 함께 살기 좁아…환매조건부 조항도 부담

하남 교산지구 일대 3기 신도시. [사진=연합뉴스]


오는 7월부터 풀리는 사전청약 물량 중 절반에 달하는 1만400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분양되지만 미분양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중대형 주택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신혼희망타운은 이에 비해 지나치게 좁기 때문이다.

26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사전청약 3만200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1만4000가구가 신혼희망타운 물량이다. 정부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주거문제로 결혼을 망설이거나 출산을 늦추는 일이 없도록 공급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46㎡, 55㎡가 주를 이루는데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살기에는 좁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주택토시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청약을 받은 경기도 평택고덕A-3블록 신혼희망타운의 전용 55㎡B 타입의 경우 49가구 모집에 44명만 접수, 5가구가 미달됐다. 경쟁률은 0.9대1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인근 지역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경우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지난해 12월 청약을 접수한 민간분양 단지인 '힐스테이트고덕센트럴'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86가구에 1229명이 접수해 1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65가구 모집에 1209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18.6대1이었다.

입지는 신혼희망타운이 오히려 더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분양가도 신혼희망타운이 저렴하다. 자산이나 소득 같은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신청자가 민간분양보다 적을 수 있지만, 최대 10년을 거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녀를 생각하면 55㎡의 신혼희망타운도 작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초소형 주택형인 전용 46㎡의 미분양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아산탕정2-A6블록만 해도 가장 큰 전용 59㎡만 마감이 됐고, 그 아래 면적은 모두 미달됐다. 창원명곡 A1블록 역시 큰 주택형에서만 공급수를 채웠고, 시흥장현 A9블록도 상황은 비슷하다.

집을 되팔 때 시세차익의 일부를 정부에 반환해야 하는 환매조건부 조항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분양가 3억300만원이 넘는 주택은 신혼희망타운 전용 대출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추후 주택을 되팔 때 시세차익의 일부를 정부와 나눠야 한다. 대출 규모와 상환 시기에 따라 10~5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작은 주택형 물량을 많이 공급하는데 이는 넓은 면적을 선호하는 최근의 상황과 반대되는 정책"이라며 "최고 수백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청약 시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것은 수요에 맞지 않게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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