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상품을 고를 때 가입자들은 대체로 수익률에만 관심을 두지만 실제 수령액을 좌우하는 또 다른 변수는 수수료다.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라도 부담하는 보수가 많게는 수십 배 차이 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비용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사업자별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업자 간 비용부담률은 같은 제도 유형에서도 큰 격차를 보였다. 비용부담률은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등에 대해 가입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며 매년 자산에서 차감되는 만큼 장기간 운용할수록 복리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4분기 기준 신영증권 확정급여(DB)형 총비용부담률은 0.126%인 반면 미래에셋증권 0.399%, iM증권 0.386%로 집계됐다. 같은 업권의 DB형 상품이라도 사업자에 따라 가입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3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수수료 비용부담률은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더해 책정되는데 통상 비대면 상품이거나 이벤트성으로 초저수수료를 제시한다. 이달 퇴직연금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키움증권은 1년간 수수료 0%를 내걸었다.
비용 부담이 크다고 수익률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다. 원리금 비보장 10년 수익률 기준으로 KB손해보험은 4.56%, DB손해보험은 4.62%로 성과 차이는 0.1%포인트에도 미치지 않았다. 업권이 달라지면 차이는 더 커진다. 우리은행 IRP 3년 수익률은 13.24%, 푸본현대생명은 12.32%로 비슷했지만 비용은 우리은행이 0.007%, 푸본현대생명이 0.34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공시 시점에 따른 비용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며 가입자가 실제 선택한 상품 구성이나 자산배분에 따라 개인별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사업자를 선택할 때 수익률 순위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실제 투자 성과를 온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이 20~30년 이상 운용되는 장기 자산이라는 점에서 작은 비용 차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비용이 0.1~0.2%포인트만 높더라도 장기간 복리로 운용되는 과정에서는 최종 수령액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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