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색] ②이러다 세탁기도 못만드나…제조업 확산하는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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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4-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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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분야에 한정됐던 반도체 경색이 제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그래도 시장 내 반도체가 부족한 가운데 중국의 사재기로 공급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부족으로 최근 자동차 공장들은 속속 멈춰섰다. 자동차 반도체 공급 대란은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부족이 지속될 경우 스마트폰, 텔레비전, 가전제품 분야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과 대규모 생산 시설의 가동 중단으로 인해 심해졌다. 여기에 제재에 타격을 입은 중국 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일부에서는 세탁기나 토스터와 같은 가전 제품들마저 부품 확보가 힘들어졌다고 FT는 전했다. 

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 측은 FT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카메라 센서 모두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이에 이번 분기 삼성에서 주문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는 "일시적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지연된 주문이 들어오면서 6월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TV 제조업체 역시 이전보다 부품 확보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에 부품 가격 인상을 반영해 TV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레딧스위스의 랜디 에이브럼스 아시아 반도체 리서치 팀장은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반 가전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가전제품 관련 부품 부족 현상이 악화한 배경에는 업계의 고마진 제품 집중 정책도 한 몫을 했다. 제조업체들이 높은 수익의 제품에 역량을 집중시키면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부품의 생산이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이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6조원)를 투자해 생산 역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장들은 모두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다. 애플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칩을 만드는 DB하이텍 관계자는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에서 사용되는 칩 주문이 우리 역량을 뛰어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전자제품 소비가 줄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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