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인앱결제 강제 여파에 구독 상품 가격↑... 국회 앱마켓 규제법 논의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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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4-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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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모티콘 플러스 가격 4900원->6900원으로 인상

  • 톡서랍 플러스도 인상 예정... 애플 인앱결제 도입 압박

  • 국회에 앱마켓 규제법 7건 발의됐으나 논의 지지부진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 이미지[사진=카카오 제공]

국내외 앱마켓 시장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 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결제방식인 인앱결제를 강제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여파로 올해 초 선보인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독(이모티콘 플러스), 메신저 데이터 관리(톡서랍 플러스)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구글이 오는 10월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에서도 이 상품들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앱마켓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국회는 손을 놓은 상태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일 iOS용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플러스 가격을 4900원에서 6900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톡서랍 플러스 가격도 곧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수수료가 30%인 애플의 앱마켓 인앱결제가 적용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1월 이 두 가지의 구독 상품을 선보였고, PC, 모바일 웹 결제로 해당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최근 결제수수료가 30%에 달하는 애플의 인앱결제를 붙이게 되면서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기존의 4900원으로 이모티콘 플러스를 이용하고 싶은 이용자는 PC를 통해 결제해야 하며, 모바일로는 이메일을 통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대로라면 네이버의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도 애플의 인앱결제 도입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을 내면 네이버쇼핑 이용 시 최대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웹툰과 영화 같은 콘텐츠 이용권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이는 글로벌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로도 연결된다. 글로벌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의 경우 현재 모바일 앱 내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애플의 인앱결제 압박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처음부터 웹 결제만 허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올해 10월, 구글이 애플처럼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면 가격이 인상되는 서비스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했으나, 이를 웹툰, 음원, 구독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1~3%인 점을 비교하면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결국 늘어난 비용 부담을 떠안는 건 소비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구글 앱마켓 수수료 정책 변화와 관련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50%는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그만큼 소비자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 국회엔 앱마켓 사업자들의 ‘갑질’을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총 7개나 발의됐다. 그러나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과방위원장과 여야 간사는 국정감사가 종료되기 전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이 태도를 바꾸면서 입법에 제동이 걸렸다. 인앱결제로 발생할 피해 규모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미국과 통상마찰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탓이다. 최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인앱결제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반면 미국에선 앱마켓 규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애리조나주와 미네소타주 하원은 앱마켓이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조지아와 매사추세츠, 하와이, 위스콘신주 등에서도 관련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엔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가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지배력 남용 여부를 살피는 청문회를 열었다.

호레이시오 구티에레즈 스포티파이 최고법률책임자는 “스포티파이는 2009년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했는데, 2011년부터 애플이 인앱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다”며 “이로 인해 2014년에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을 12.99달러로 높였으나, 애플은 2015년 출시한 애플 뮤직을 9.99달러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기기 추적기 업체 타일 측은 “타일은 인앱결제 사용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애플이 가이드라인 근거로 수수료 낼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구글과 애플 측은 이용자가 수많은 앱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개발자들이 앱을 쉽고 저렴하게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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