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정명훈 “젊었을 때는 안 보였던 게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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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4-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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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 만에 새 피아노 앨범·순회 연주회로 돌아온 거장 ‘인생연주‘

 

[사진=크레디아 제공]


68세의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자신의 ‘첫사랑’ 피아노와 함께 인생을 연주한다.

정명훈은 22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젊었을 때는 손가락이 잘 움직였다. 지금은 손가락 대신 (과거에는) 안 보였던 것, 안 느껴졌던 게 많이 느껴진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표현했다.

설명하기 힘든 것들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만든 앨범에 담았다.

정명훈은 22일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을 통해 ‘하이든·베토벤·브람스 후기 피아노 작품집’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 베토벤 소나타 30번 그리고 브람스 4개의 소품, 작품번호 119를 선택했다.

거장의 작품에 거장의 해석을 담았다. 정명훈은 “지휘했을 때 브람스 4개의 소품은 굉장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깐) 나아지더라”며 “생각을 해보니깐, 그해의 내 나이가 브람스가 그 심포니를 쓴 나이였다.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나이 들어가는 게 좋은 이유다. 

대중들에게는 피아니스트 정명훈보다 지휘자 정명훈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정명훈에게 피아노는 평생 잊지 못하는 변치 않는 첫사랑이다.

“어렸을 때 사랑한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피아노와 초콜릿이다.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피아노를 사랑한다. 현재는 초콜릿이 빠졌지만, 가족이 추가됐다.”

피아노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피아노 연주회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진짜 잘하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미안한 소리”다고 말했다. 그래도 ‘첫사랑’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이유가 있다.

정명훈은 “지휘자는 완벽한 음악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리를 직접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지휘할 때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피아노로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옛날하고 달라진 것이, 사람이 한 번 살지만 여러 단계가 있다. 지금은 전문 음악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다 끝났다“는 말에서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한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유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자리엔 관심이 없다”고 말한 정명훈은 향후 목표에 대해 “사랑 아내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슈만 판타지’를 포함한 앨범을 낼 계획이다”고 몇 번 망설인 끝에 수줍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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