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도입하자' 오세훈…전문가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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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4-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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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가진단 키트 음성 나온 확진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 시킬지도"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검사키트를 일상 속 시설에 도입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정확도가 낮아 오히려 방역체계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일률적 제한에서 벗어나 업종별 특성을 감안, 영업시간 등을 달리 적용하는 것과 '자가진단 키트' 도입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 키트는 10분에서 30분 내외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수단"이라며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이미 방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가진단 키트 활용해 영업장에 입장하기 전에 검사를 시행해 음성이 나올 경우 입장을 허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영업장의 제한과 매출 감소를 타개할 수 있는 활로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에게도 보급하면 정상 등교를 위한 방안으로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검사를 받지 않고 있는 확진자를 미리 발견하고 지역사회 감염 전파를 막는 것과 더불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타격도 줄이고 교육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우려를 나타냈다.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낮은 정확도 때문에 오히려 감염이 더 일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진단키트 검사는 무증상 감염자에서는 효과가 특히 떨어진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입원환자를 조사한 결과 민감도가 18% 정도 나온 것으로 안다"며 "의료진이 채취했을 때도 그런데 자가 검사하면 민감도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채취했을 때 민감도가 올라간다는 말도 바이러스 검출량이 많아지는 시기라면 그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모란 암센터전문예방학과 교수는 "자가진단 키트로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음성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근거로 개인 방역에 소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검사보다 높은 확률로 확진자를 걸러내지 못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을 시키고 다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는 검사해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자가 진단키트 도입이 유의미 하지만 PCR검사가 충분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외국보다 우리나라가 PCR검사 능력이 좋은 상황이라 해당 검사만으로 확진자 검사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가진단 검사를 (일상적으로)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적다"고 말했다.

다만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PCR검사보다는 민감도가 떨어지지만 PCR검사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민감도는 가지고 있다"면서 "옆에다 두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고 여러번 진행하면 민감도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만약 정확도가 다소 낮더라도 확진된 사람들을 더 걸러 낼 수 있어 이익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14일 진행된 서울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임시 진단키트는 기존 코로나19 검사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와 다른 뜻을 가지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역정책을 실행하는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함께 강구하고 있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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