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국서만 신고가 행진…'김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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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4-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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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증시 횡보…가상화폐로 자금 몰려

  • 과열투자 우려…역프리미엄 가능성도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국내 거래소에서만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증시가 주춤한 사이 주식시장에 몰렸던 자금의 일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시세에 웃돈이 붙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김프)'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날 오후 한때 신고가인 7600만원을 기록한 뒤 7400만~7500만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에도 4일 연속으로 업비트와 또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 각각 최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빗썸을 기준으로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지난달 31일 7132만원으로, 같은 달 14일 전고점이었던 712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지속됐다. 이달 1일 7235만원, 2일에는 7369만원, 3일에는 7534만원으로 고점을 계속 높였다.

다만 비트코인의 신고가 행진은 국내에 한정된 것이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중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바이낸스에서의 시세는 국내 거래소와 차이가 있다. 바이낸스 기준으로는 지난달 13일 6만1810달러가 최고가 기록이다. 바이낸스에서도 비트코인은 지난달 26일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점을 경신하지는 못했다.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 거래 가격에 비해 높게 책정되는 김프 현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빗썸에서는 7528만원, 바이낸스에서는 5만7290달러(약 6462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1000만원가량(16.5%)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비트코인 2차 상승랠리가 시작된 이후 김프가 15% 이상 붙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주식에서 가상화폐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던 젊은 세대가 가상화폐 '패닉 바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대 국내 거래소에서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최근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12조2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김프 급등을 과열 투자의 조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비트코인의 상승랠리는 해외의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1차 상승랠리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향후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급격한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 거래 가격보다 낮아지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오 학회장은 "아직까지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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