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죄악시하는 방역당국…여행환경 개선 절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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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3-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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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국회 "업계 회복 위해 대책 마련에 최선 다하겠다" 약속

국회 관광포럼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대회의실에서 국회-관광업계 긴급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간담회 개최 전 참석자들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기수정 기자]

"방역당국은 여행을 죄악시하고 있습니다. 형평성에 맞는 대책, 여행업계 회생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코로나19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는 여행업계 생존을 위해 정부와 국회, 학계까지 뭉쳤다. 

도종환·이광재·송재호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원 모임인 '관광포럼'과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관광협회중앙회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대회의실에서 '국회-관광업계 긴급 현안 간담회'를 열고,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회복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관광포럼은 최근 관광업계의 요구에 따라 담당 부처와 민간 전문가와 함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지역 관광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업계별 회생을 위한 지원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관광포럼은 지역별 예산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업계 회복과 생존을 위해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역당국, 여행 죄악시" 업계의 일침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간 연장합니다. 코로나19 확산과 감염 우려가 있으니 여행 등 나들이를 자제해 주십시오." 

지난 1년간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얘기다. 정부는 여행업을 '영업금지업종'으로 분류하진 않았지만, 여행 자제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업계가 단단히 뿔난 이유다. 

지난해 초 전 세계를 휩쓴 역병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산업 전반이 직격탄을 맞았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국경을 봉쇄한 탓에 하늘길이 막혔고, 이로 인해 인·아웃바운드(외국인의 방한여행·내국인의 해외여행) 전체가 고꾸라졌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업계 피해 규모는 16조6000억원 규모로, 매출액은 전년보다 약 62% 감소했다. 방한관광객은 2019년보다 85.6%, 관광수입은 약 12조원 각각 감소했다.

하루아침에 '매출 제로'를 경험한 여행사들은 개점 휴업 상태로 1년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관광융자를 비롯해 특별고용유지지원금,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으로 겨우 버텨왔지만, 고정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살길이 막막해진 여행업계는 '여행업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거리로 나가 정부와 방역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가장 강하게 요구한 것이 '자가격리 14일 단계별 완화'와 '재난지원금 상향'이었다. 

하지만 업계의 요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자가격리 14일 완화 요구에 방역당국은 기존 방침을 유지할 입장이라는 답변만 내놨고, 지난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행업종 대상 4차 재난지원금을 300만원으로 확정했다. 기존보다 100만원 상향됐지만, 당초 업계가 요구했던 '500만원'보다는 부족한 금액이었다. 

이날 참석한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지난 1년간 방역 당국은 매주 '이번 주말이 가장 큰 고비이니,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할 정도로 방역당국은 여행을 거의 죄악시하고 있다"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실질적인 여행에 대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K-관광산업 논의 제안부터 업계별 지원 호소까지···업계의 목소리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관광은 산업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규제만 하기보다는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관광산업을 함께 의논하고 싶다. 관광거점도시 지정에서 빠진 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김영문 한국호텔업협회 부회장은 "호텔은 고정비용이 많이 든다"며 재산세 감면법 통과를 촉구했고, 김춘추 한국마이스협회 회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인 마이스산업이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를 겪고 있다"며 "비대면 정보통신(IT)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업계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회장은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 돌파를 위해 학계나 언론계에서 비대면 카지노 영업 서비스를 제안했지만, 카지노에 대한 선입견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이 대상인 만큼 국민들의 사행 조장 확산 우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일류 수준의 IT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국회 "근간 흔들리는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업계의 피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이번 추경예산 편성에 동의할 수 없었다. 업계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도종환 위원장은 "관광은 위축됐지만, 여행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국민의 욕구 해결, 업계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더 지원할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송재호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위해 여러 부처가 연계할 수 있는 융합적 역할이 무엇인지 고려해보겠다"고 전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국제관광 회복 전담조직이 두 번째 회의를 열었다. 비격리 여행권역(트래블버블), 안심구역 등을 설정해서 단계별 여행객 관리 등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여행이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산업·사회적 가치가 차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업계 의견에 공감의 뜻을 전했다. 안 사장은 "안심하고 여행할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관광포럼은 오는 4월 27일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관광포럼은 지역별 예산 논의를 비롯해 현장 의견수렴을 위한 권역별 토론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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