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인 경제전망] 경제 회복 시그널에도 '수출· 내수‘ 모두 불안…백신이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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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백준무·이봄 기자
입력 2021-02-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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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쏠림 현상' 심해

  • 하반기 하락 전환…고용지표 악화 우려

  • 백신 보급이 내수회복 최대 변수

[그래픽=김효곤 기자]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수출과 함께 중요한 축을 이루는 내수는 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고용 지표 악화 등 다른 여러 부차적인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수출에 있어서도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건 고민거리다. 앞서 한국은행은 '반도체 착시현상‘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까지 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수출 ‘반도체 쏠림 현상’ 심화…2분기 고점 전망

실제로 최근 수출 동향은 반도체 경기 호전을 중심으로 한 편중세가 두드러진다. 이달 10일까지 수출이 70% 가까이 급증하는데도 반도체와 자동차가 최우선적인 역할을 했다. 해당 통계에서 반도체(57.9%), 승용차(102.4%), 자동차 부품(80.6%)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수출은 6개월째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과 8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상승세를 주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반도체의 호황을 경제 전반의 개선으로 단정 짓긴 어렵단 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을 봤을 땐 아직까지 회복의 단초를 쉽게 발견하긴 어렵다. 실제로 작년 국내 300대 기업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0.57% 가량 늘었지만,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10% 이상 줄었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대표적인 착시현상인 셈이다.

이에 앞서 한은 금통위원들은 “(반도체가 주도하는 성장은) 경제상황에 대한 일종의 착시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 모멘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오는 2분기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 전환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둔화폭이 어느 정도 일지가 국내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하락 전환 이후의 둔화폭이 올해 수출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출이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2월 수출액이 급증한 데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작년 2월에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대(對) 중국 수출이 고꾸라졌다.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공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공장도 ‘셧다운’ 됐다. 따라서 이 같은 분위기가 1년 내내 지속될 거라곤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지금까지는 좋지만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결국 올해 성장률이 2% 중후반 대에서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 회복 시급…‘백신 보급’이 최대 변수

내수의 부진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향 조치한 여파가 1~2월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성장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충분한 요인이다. 앞서 한은이 작년 11월 기존 전망치(3.0%)를 발표할 당시에도 2.5단계 추가 연장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번 성장률 발표서 '동결‘ 또는 ’하향‘을 점친 전문가들의 근거도 바로 이 부분이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좋지만 내수가 전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질 않고 있다”며 “당초 전망치인 3.0%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영업시간 제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내수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한은이 기존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는 ‘백신 보급’이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외부 소비활동이 가능해졌을 때, 고용지표 개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면 서비스업, 카드 실적 등 밀접 소비 부분 지출의 개선이 시급하다 .

전문가들은 백신이 앞서 정부가 제시한 계획대로만 공급되더라도, 빠른 내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연진 연구원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공급 목표를 제시했는데 (계획대로만) 달성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내수 지표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가성장률 ‘소폭 상향’, 기준금리는 ‘동결’

물가성장률의 경우, 기존(1.0%) 대비 상향 조정을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가 넘어서는 등 원자재가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상향 폭은 제한적일 거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전망치 상승폭은 대부분 0.2~0.3%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주요국 대비 물가 충격이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결과다.

이미선 연구원은 “물가전망은 기존 1%에서 1.2~1.3%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크게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동결 유지’를 점치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가 지나면 여러 경제 지표들이 확인될 테고 그 이후에나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동결 전망이 유력하다”며 “내년 하반기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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