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㉘] "하이퍼인박스, ‘리모트워크’가 일상인 팀이 만든 S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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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2-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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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용 픽셀릭 대표 인터뷰

  • 센트비 공동창업 이후 연쇄창업

  • 창업부터 직원 전원 비대면 근무

  • “10명의 팬 만드는 데 집중”

배달앱은 편리한 배달 툴이다. 과거에는 전단지에서 번호를 찾아 전화로 주문했지만, 이제는 클릭 몇 번이면 결제까지 완료된다. 이런 앱들은 프로그램 언어로 이뤄져 있지만, 사람의 주문 행태와 습관, 배달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잡한 개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한두 개만 사용하면 됐지만, 개발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더 많은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이제는 보통 7~8개를 동시에 사용한다. 개발자를 위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늘어나자 비효율이 발생했고, 또다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돕는 소프트웨어’가 등장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픽셀릭’은 비대면 근무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 스타트업이다. 픽셀릭은 창업 단계부터 전 직원이 비대면으로 근무했다. 창업자인 정상용 대표부터가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2018~2019년에 머물며 일한 곳만 9개 도시다. ‘리모트워크(Remote Work, 비대면 협업 형태)’는 회사의 숙명이었다.

코로나19는 모임을 금지했지만, 비대면 시대를 열었다. 원격 해외 송금 스타트업 ‘센트비’를 공동창업했던 정 대표가 한 번 더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창업한 픽셀릭은 비대면 흐름을 탔다. 국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받은 7억원은 그 가능성의 증거다.

코로나19는 정 대표의 출국을 막았지만, 한국에 남아 대면 인터뷰를 가능하게 했다. 코로나19와 비대면 시대, SaaS의 현재와 미래를 듣기 위해 그를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만났다.
 

[픽셀릭 정상용 대표.(사진=픽셀릭)]



- 픽셀릭은 어떤 회사인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이다. 하이퍼인박스(hyperinbox)’라는 협업 툴을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다. 우리 팀은 100% 리모트로 근무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2018~2019년에 9개 도시를 다니면서 일을 했다. 애초부터 리모트로 일하는 팀으로 설립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도 서울 4명, 시카고 1명의 직원이 원격으로 근무 중이다.

요즘에는 전문화‧파편화된 소프트웨어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근무가 도입되면서 사용하는 툴이 급증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가 사용하는 툴이 있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있다. 평균적으로는 지식근로자가 8개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한다. 각각의 소프트웨어가 자체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 때문에 직원들은 매일 아침 8개의 앱을 방문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하이퍼인박스는 전문 애플리케이션들이 각각 작동하면서도 한 번에 알림(notification)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8개 어플리케이션 중 업데이트된 내용만 확인하고, 바로 업무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몇 번의 피봇을 거쳐 지난해 9월 개발을 완료했고, 12월부터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됐나

“창업 활동은 대학생 때부터 시작했다. 2010년에 창업 실패도 해보고, 프라이머 인턴십 1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때 알게 된 회사가 ‘37시그널스(37Signals)’다. 협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였는데, 당시부터 100% 리모트를 도입하고, 일하는 방식도 독특했다. 2013년에는 리모트라는 책을 냈는데, 자신들이 어떻게 협업하고 일하는지, 왜 리모트 업무가 좋은지 알려줬다. 이렇게 디지털 노머드로서의 삶을 경험하고, 이 아이템으로 창업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한국 디자이너와 미국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시차와 언어 장벽을 낮추는 원격 소프트웨어도 제공했는데, 원래 사업보다 이 소프트웨어에 고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간 협업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가 디자인 업무뿐만 아니라 모든 팀 내 협업, 리모트 과정에서 불편함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 SaaS 시장의 현황은 어떤가

“큰 숫자로 보면 2027년까지 3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조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aaS 시장은 기본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요도 많다. 코로나19로 빨라진 측면이 있지만, 그 이전부터 시장은 커왔다. 이유는 디지털화의 가속화다. 회계, 뱅킹 부문에서 업무가 자동화되고 인력 관리 소프트웨어가 나오면서 규격화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관행에 따라 처리한 일이나 사람이 사람에게 알려주던 방식이 규격화, 소프트웨어화 하고 있다.


-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중견기업에서도 픽셀릭의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나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오히려 더 통할 거라고 본다. 슬랙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지금은 사내 소셜미디어 형태의 역할만 한다. 불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의 선별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1인당 8개 소프트웨어 쓴다고 했는데, 200~500명 직원 규모의 회사가 평균 123개의 프로그램을 쓴다고 한다. 분산이 문제 되고 있으므로 이를 한 곳에 모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지금은 스타트업이 협업하는데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점차 규모가 큰 회사에 적용해나가겠지만, 지금은 10명의 팬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세마트랜스링크와 본엔젤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국내외 투자자에게 어떻게 어필했나

“기본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는 SaaS 분야에 관심이 많다. 스케일업 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고, 다양한 기회가 생겨나는 큰 흐름도 있다.

픽셀릭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부분은 미국 시장을 타깃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배달처럼 국내 시장이 큰 분야가 있지만, SaaS는 미국 마켓이 중요하다. 사이즈가 크고, SaaS를 적용하는 데 익숙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하나 도입하는데도 프로세스가 복잡하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부정적으로 본다. 미국 IT 회사는 개인이 법인카드로 쓰고 싶은 만큼만 결제해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투입하기 좋은 시장이다.


[스타트人㉘] “비대면 근무, 비효율화 줄여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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