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측 "'알츠하이머 걸린 윤정희 방치' 청원, 근거 없는 거짓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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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2-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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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정희와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38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현재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정희(77)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로부터 방치됐다는 내용의 국민 청원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백건우 측은 공연 기획사 빈체로를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7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다"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냈다. 

빈체로는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백건우 측은 가족들로부터 방치됐다는 주장과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빈체로는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삼가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윤씨가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며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국민 청원 요건에 위배돼 익명 처리되었으나, 빠르게 퍼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윤정희는 지난 1967년 영화 '청춘극장' 오유경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문희, 남정임 등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68년에는 영화 '내시' '천하장사 임꺽정' '일본인' 등으로 인기를 누렸고, 1969년에는 '독짓는 늙은이' '팔도 사나이' 등 인기작에 출연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당시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통상적인 캐릭터가 아닌 다양한 인물을 소화, 자신만의 입지를 공고히 했으며 영화계에서 입지를 단단히 했다. 특히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통해 66세 나이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윤정희는 고(故) 신성일이 제작하던 영화 '소확생(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여주인공으로 거론됐었다. '소확행'은 2019년 봄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제작자이자 작가인 고 신성일이 세상을 떠나며 모든 일정이 중단 됐다.

이후 소식이 뜸하다 지난 2019년 윤정희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계를 비롯해 많은 팬은 슬픔에 잠겼다. 해당 소식은 남편 백건우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백건우는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이 당시로부터 10년 전 시작됐다고 밝혔다.

딸 백진희 씨 역시 "엄마가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병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나를 못 알아볼 때 정말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백건우는 어린 나이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10세에 국립 관현악단과 함께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1961년 줄리아드 스쿨로 유학, 로지나레빈을 사사했다.

빌헬름 켐프와 인연을 맺게된 그는 음악적 완성도를 높여 1971년 나움버그 콩쿠르(Naumberg Award)에서 우승, 1969년 리벤트리트 콩쿠르(Leventritt competition)의 결선에 올랐으며, 같은 해에 부조니 콩쿠르에 입상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프랑스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으며, 1976년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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