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츄핑'이 성공적인 흥행력을 보여준 가운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관객층 다변화'라는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간다. 애니메이션은 유아동을 위한 콘텐츠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다양한 관객층이 찾는 주류 장르로서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하반기 개봉하는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들은 서사의 깊이와 기술력을 무기로 본격적인 관객층 확장에 나선다. 영유아 타깃의 캐릭터 중심 기획에서 벗어나 베스트셀러 소설과 동화를 원작으로 삼아 서사를 강조하고 과감한 연출 방식을 도입해 작품의 영화적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9일 개봉하는 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아가미'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아가미가 생겨난 아이 '곤'을 통해 삶과 생존에 대한 어두운 은유를 그린다.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등 대중적인 배우들이 성우진으로 합류했다. 원작의 묵직한 정서를 회화적인 2D 작화로 풀어낸 이 작품은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에 초청되고 유럽, 일본 등에 선판매되며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깊어진 서사를 온전히 묘사하기 위한 연출 방식의 진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9일 개봉하는 오성윤, 이춘백 감독의 창작 애니메이션 '길 위의 뭉치'는 국내 업계에서 이례적인 '선녹음 후작화' 방식을 도입했다. 178명의 제작진이 14만 5440장의 프레임을 그린 이 작품은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등 배우들의 실제 호흡과 연기를 캐릭터에 그대로 이식해 실사 영화에 버금가는 생동감을 극대화했다. 거장 봉준호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로부터 "한국적 애니메이션에 대한 또렷한 응답"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사랑의 하츄핑'의 성공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상업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남은 과제는 유아동 중심 소비 구조를 넘어 다양한 관객들을 끌어모으는데 있다. 문학 원작의 묵직한 주제 의식과 한층 진일보한 연출 기법을 들고나온 하반기 신작들의 성과가 향후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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