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POP] 가요계 살릴 키워드 3 '#현지화 #언택트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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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1-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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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여느 때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냈던 국내 가요계가 2021년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한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신규 전략은 현지화다.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니쥬'의 성공으로 입증된 현지 아이돌 육성 전략은 SM엔터의 중국 아이돌 '웨이션브이' 등에서도 성과를 거뒀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일본 현지 보이그룹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이 글로벌 팝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며 K팝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몬스터엑스, 세븐틴, 이달의 소녀 등 다수의 그룹들이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 콘서트 또한 해외 투어 콘서트를 대신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K팝 그룹, "이제는 현지화로 승부"

최근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해외 현지를 기반으로 한 아이돌 그룹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놓으면서 이른바 'K팝 한류 3.0' 흐름에 속도가 붙었다.
 
K팝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보통 1단계는 한국 가수의 외국 진출, 2단계는 외국인 멤버를 그룹에 포함해 해외를 공략하는 것을 가리킨다. 3단계는 외국에서 직접 K팝 시스템을 적용해 그룹을 육성하고 데뷔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런 'K팝 한류 3.0' 전략은 K팝의 세계적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한층 동력을 얻었다. 글로벌화가 가속하며 자연스럽게 K팝이란 장르의 외연도 확장되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일본 걸그룹 '니쥬'(NiziU)는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로 탄생한 니쥬는 멤버 9명 모두 일본인이지만 JYP 본사에서 한국식 트레이닝을 받았고 K팝 스타일의 음악과 안무를 선보인다. 지난해 6월 발표한 프리 데뷔곡 '메이크 유 해피'(Make you happy)부터 인기몰이를 하며 '초특급 신인'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발매한 정식 데뷔 싱글 '스텝 앤드 어 스텝'(Step and a step)은 여성 가수 데뷔 앨범 기준 역대 2위 기록을 세웠고, 일본 최고 인기가수들이 출연하는 연말축제 '홍백가합전'에도 데뷔 29일 만에 입성했다.
 
JYP는 중국에서도 2018년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손잡고 그룹 '보이스토리'를 데뷔시켰다. '프로젝트 C'로 알려진 중국 기반의 또 다른 보이그룹 프로젝트도 추진 중인 것으로 증권사 보고서에 언급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무한 확장형' 보이그룹 NCT의 지역별 유닛을 계속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SM 대표는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0' 기조연설에서 올해에도 "꽤 큰 NCT의 팀이 데뷔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이 프로듀싱한 NCT 중국팀 웨이션브이(WayV)의 성과도 눈부시다. 웨이션브이는 중국 홍콩 대만 멤버로 구성된 현지화 그룹이다. 이들은 데뷔앨범 '테이크 오프'로 아이튠즈 톱 앨범차트 전세계 30개국 지역 1위를 기록, 중국 보이그룹 사상 최다 정상 기록을 냈다. SM이 프로듀싱한 그룹이지만 멤버들이 중국어권 출신이고 매니지먼트 또한 현지 합작 레이블인 레이블 브이가 담당하고 있는 덕분에 한한령에도 흔들림 없는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나선다. 빅히트는 일본 법인 빅히트 재팬을 통해 현지 신인그룹을 론칭한다. Mnet '아이랜드'에 참가했던 일본인 케이와 타키, 한국인 의주 경민, 대만인 니콜라스 등 5명에 17일까지 진행한 새 오디션 '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는 인원을 더할 계획이다.
 
이번 보이그룹은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ENM에서 함께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 참가자 5명에 더해 현지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은 추가 인원으로 구성된다.
 
아이랜드가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점을 고려하면 방 대표가 준비하는 이번 보이그룹의 성공 가능성도 비교적 높게 점쳐진다.

빅히트 재팬 소속으로 데뷔를 앞둔 케이·니콜라스·의주·경민·타키[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아이랜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아베마’를 통해 현지에 방영됐는데 조회 수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엔하이픈’ 첫 음반도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차트와 아이튠즈 ‘톱앨범’ 차트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아이랜드에 참가했던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일본에서 인지도를 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멤버들 가운데 2명이 일본인인 점도 현지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 글로벌 아이돌이 아니면 "장기 생존 어려워"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기업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은 국내에서 활동해 인기를 얻은 뒤 해외로 진출하는 방식을 밟아왔다. 반면 이번 보이그룹은 일본 현지를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방 대표가 해외 현지화전략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방 대표는 2020년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에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방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할을 재편하는 과정에서도 그 목적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들기도 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BTS)으로 차별화된 글로벌 기획역량을 증명했다”며 “글로벌 인지도를 이미 확보한 멤버 구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보이그룹도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한류 3.0이라지만 모든 엔터사가 현지에서 아이돌을 육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데뷔하는 그룹들은 최소한 국내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를 타깃에 두고 설계돼 탄생한다. 
 
'YG 보석함'이라고 불리는 트레저와 '모모랜드 남동생' MLD엔터테인먼트의 T1419다. 트레저는 12명 멤버 중 4명이 일본인, T1419는 9명 중 4명이 일본인 멤버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일 국적의 멤버로 이뤄진 트레저는 일찌감치 일본 현지 미디어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8월 데뷔 당시 일본 6대 스포츠지와 지상파 방송에서 집중 조명했고, 음반 판매량에서도 높은 지분을 차지했다. 트레저의 'THE FIRST STEP' 시리즈 앨범 국가별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내와 일본 모두 26%로 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나타냈다.
 
일본에서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트레저가 이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12명 멤버 중 4명의 일본인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4대 대형 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데뷔시킨 일본인이라는 점은 트레저의 현지 인기에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트레저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오는 3월 31일 일본에서 정식 데뷔한다. 앨범은 전곡 일본어로 수록된다. 이미 일본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에 향후 트레저의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멤버 마시호는 "일본 데뷔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T1419는 MLD엔터테인먼트가 일본의 소니뮤직와 손을 잡고 선보인 그룹이다. 처음부터 한국와 일본 동시 데뷔를 노리고 기획한 그룹으로 언어부터 노래, 춤까지 양국의 문화에 맞춰 체계적으로 키워졌다. 프리 데뷔곡 '드라큘라(Dracula)'와 데뷔곡 '아수라발발타(ASURABALBALTA)' 모두 한국어와 일본어 두 버전으로 발매했고,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웹예능 '데일리 어스(Daily Us)'도 일본어 자막을 제공해 거리감을 좁혔다.

갓 데뷔한 팀의 멤버들이 한국어와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점은 양국 팬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데뷔쇼 역시 각 국의 정서에 맞게 기획했다. 국내 데뷔쇼에서는 멤버 전원이 한국어를, 일본 데뷔쇼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했다. 국내 데뷔쇼는 5만 명이 시청했고, 일본 데뷔쇼는 25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리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사진= MLD엔터테인먼트 제공]

◆ 온라인 콘서트, '선택 아닌 필수'

코로나19 사태 이후 K팝 '온라인 콘서트'의 돌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하려는 시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각 영역에서 존재했지만, K팝은 관객들의 호응과 영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10월 BTS의 온라인 콘서트에는 191개국 99만3000명의 관객들이 몰렸고, 이로 인한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일 SM은 신년을 기념해 'SM타운 라이브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무료 상영했다. 120개국 11만명이 봤다. 지난 3일에는 엑소(EXO) 백현의 솔로 콘서트가 온라인으로 개최돼 전 세계에서 11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16일에는 '2021 빵야뮤직페스티벌(BMF)'이 성공적으로 열렸고, 23일에는 그룹 세븐틴이 온라인 콘서트로 세계 팬들의 안방을 달궜다. 오는 31일에는 블랙핑크가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코로나19로 해외투어를 떠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온라인 콘서트는 해외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온라인 콘서트는 해외 한류 팬들은 큰 돈 들여 한국행을 택하지 않고도 다른 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콘서트 실황을 즐길 수 있다. 국내 팬 역시 다양한 앵글로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현장감은 덜해도 좋아하는 스타의 표정을 관찰할 수 있는 등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기획사들은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재확인시키고 관련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

당분간은 온라인 콘서트를 위한 플랫폼 마련을 위한 기술 투자(VR, AR 등)에 투자비가 들겠지만 국내 주요 4대 엔터 실적도 좋아 투자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개 주요 엔터사(빅히트·SM·JYP·YG)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0.3%, 영업이익은 93.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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