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S부품대란…현대오토에버 SW역량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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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2-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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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모비스, 인공지능·블록체인 접목한 맵스(MAPS) 사용 중단

  • 맵스 개발 협력사 현대오토에버 "현업 의견에 최선의 대응 중"

  • 현대오토에버, 그룹 미래차SW 구심점 3사통합법인 출범 코앞

  • 향후 전기차플랫폼SW, 전장·차량SW 안전·신뢰 책임 커질 전망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자동차 AS부품을 더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올해 초 도입한 통합정보시스템 '맵스(MAPS·Most Advanced Parts System)' 사용을 중단한다. 이 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재고 불일치 등 시스템 오류와 장애가 발생해, 실제 정비현장에서 AS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결정이다.

현대모비스는 1일부터 맵스 대신 앞서 운영해 온 AS부품재고관리시스템 '스마트'를 재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시스템으로 되돌린 상태에서 맵스의 문제를 점검하고, 이 시스템을 안정화시킨 뒤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재가동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맵스의 시스템 오류·장애를 인정함에 따라, 현대오토에버도 현 상황에 일정 수준 책임을 지게 됐다. 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현대모비스의 맵스 구축·운영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맵스 관련 문의에 대해 "현대오토에버는 현업(현대모비스)의 의견대로, 관련 분야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맵스의 시스템 오류와 장애는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SW) 개발·품질관리·운영 역량과 연결된다. 현대오토에버의 SW 역량이 충분치 않다면 맵스의 안정화·재가동이 성사될지 여부와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향후 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 전략 전초기지로 재탄생할 현대오토에버가 그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자사 중심으로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등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SW 3사 통합법인으로 출범해 '디지털플랫폼을 통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올해를 합병 후 모빌리티 SW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기간으로 설정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융합서비스에 해당하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전기차(EV) 플랫폼, 데이터레이크 등 솔루션과 디지털플랫폼을 통한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솔루션과 디지털플랫폼을 운영하는 전산시스템과 완성차에 탑재될 차량용 전장·제어SW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

이번 맵스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에서 현대오토에버 측은 현대모비스의 요청을 충실히 지원하는 전형적인 IT서비스 기업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현대오토에버 중심의 3사 통합법인에 요구될 SW 개발·품질·운영 경쟁력은 종전 대비 훨씬 커질 전망이다. 차량용 SW와 이에 관여하는 시스템은 탑승자의 안전·생명·재산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오일석 현대오토에버 대표는 지난달 4일 신년사를 통해 "그룹 내부 SW역량 결집을 위해 3사 통합을 진행한다"며 "차량 내·외 SW를 비롯해 융합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시장 요구에 적시 대응하는 모빌리티 SW 전문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신규 통합법인은 사업영역과 비전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한다"며 "기존 법인이 가지고 있던 기업 이미지를 단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T아웃소싱, 시스템통합(SI), SW개발·납품에 주력하던 현대오토에버 등 3사의 기존 역할을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의 입장을 종합하면 정비현장에서 'AS부품대란'으로 불리는 문제의 원인이 온전히 맵스 시스템에만 있는 건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맵스 시스템과 별개로 작년부터 불거진 협력사 경영난에 따른 부품생산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조치에 나선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일 맵스의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 시스템을 구축해 부품생산과 물류 이동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에 머신러닝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산 관리하고 돌발상황도 예측할 수 있어, 6500만여대의 AS부품 300만종을 전국 서비스센터에 제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맵스가 가동된 이후 실제 정비현장에선 오히려 AS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았다. 주문한 부품이 제때 서비스센터에 도착하지 않거나, 일부 부품의 전산상 수량과 실제 재고가 불일치하는 일이 이어졌다. 작년 일부 AS부품 협력사의 경영난으로 엔진오일필터 등의 생산차질이 벌어진 가운데, 맵스 시스템마저 말썽을 일으키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AS시스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픈한 시스템에서 정작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나타나 시스템을 점검한 뒤 재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며 "고객 불편에 대한 현장의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시스템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일석 현대오토에버 대표. [사진=현대오토에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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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아직도 부품수급이 안되서 차를 못고쳐주는것인가? 부품공급못하는 현대...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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