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경영①] 롯데, '착한기업' 잰걸음…ESG 성과 사장단 평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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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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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2015년부터 "비재무적 성과 임원 평가 반영" 공언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 영업이익 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산업계에선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불씨를 당긴 건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다. 운용 자금이 7조 8000억 달러(약 8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앞으로 투자·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을 15% 줄이는 조건을 추가하고 ESG를 액티브 상품(Active·고수익이 날 만한 종목을 골라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에 고려하기로 했다.

11일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속속 경영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혹독한 경영 환경을 겪은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유통도 ESG경영] 친환경 전략으로 '그린 신세계' 만든다>

재계 순위 5위이자 유통을 핵심축으로 삼고 있는 롯데그룹은 일찌감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경영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장기적인 성과지표를 도입해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를 증대시키고 기업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12월 3대 비재무적 성과인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했다. 2016년부터 환경, 공정거래, 사회공헌, 동반성장, 인재고용과 기업문화, 컴플라이언스, 안전 분야 등 비재무적 항목을 롯데에 적합하게 모델화해 임원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18일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롯데정밀화학 공장에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친환경적인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제적인 안전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18일 울산 롯데정밀화학 공장에서 현황 보고를 받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E-자연과 공생 위한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
지난해 2월 롯데는 그룹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의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는 3대 중점 실천과제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선정했다. 과제별로 관련 계열사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목표를 설정, 추진해나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 분야에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모델을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롯데의 식품사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고객들이 재활용 분리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패키징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최초로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 라벨인 '에코라벨'을 일부 제품에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라벨 없는 생수 '아이시스 8.0 ECO'를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도 친환경 포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9월 롯데제과는 마가렛트에 녹색인증 포장을 적용하기로 했다. 녹색인증 포장은 농식품부와 녹색인증사무국으로부터 환경 독성 물질 대체 및 유해성을 저감시키는 친환경 에탄올 및 그와 관련한 식품 포장재 제조 기술이다. 지난해부터 롯데중앙연구소 포장연구팀과 롯데알미늄 등과 협업해 기술개발을 시작했고 지난 7월 인증을 획득했다. 이 포장 기술은 향후 롯데제과 대표 제품인 빼빼로, 몽쉘 등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외에 롯데제과는 최근 쥬시후레쉬, 왓따, 후라보노 등의 판껌 10종에도 껌 종이의 인쇄 잉크 도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잉크 사용 저감화 작업을 완료했다. 화려함을 버리더라도 환경을 위해 디자인을 단순화 하자는 취지에서다. 롯데제과는 껌 외에도 지난해부터 빼빼로, 카스타드, 초코파이, 몽쉘 등 160여개(SKU 기준)의 제품에 유해 용제 대체 및 저감화 작업을 지속 진행해왔다.
S-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이웃사랑 실천
롯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및 동반성장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복지재단과 함께 지난해 12월 9일 롯데복지재단과 함께 전국 다문화가정 아동 1365명에게 '롯데 플레저박스'를 지원했다. 포장된 박스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직접 챙겨 다문화가족지역센터와 다문화가정에게 전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편견없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파트너사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납품대금 6000억원을 조기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코로나19와 태풍 등으로 한층 더 어려움을 겪고 있던 파트너사들을 돕기 위해서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롯데백화점, 롯데e커머스,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35개사가 참여했으며, 약 1만4000개의 중소 파트너사가 혜택을 받았다.

롯데는 중소 파트너사 상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파트너사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동반성장펀드를 965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약을 맺고 중소협력사의 원활한 신용대금 결제를 돕는 '상생결제제도'를 전 계열사에 도입했으며, 그룹사 상생결제제도 운영 현황을 ESG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G-지배구조 개선, 투명경영 확립 등 거버넌스 강화 위해 노력
롯데는 주주가치제고, 투명경영 및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 등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며, 복잡했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앞선 2016년 3월에는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 계열사에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자산 1조원 이상 계열사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롯데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문화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7월, 롯데지주는 '노사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코로나19 등으로 더욱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공감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회사는 임금제도와 근무체계를 개편하고, 복지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직원은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2020년 임금을 동결하고 일부 복지제도의 한시적 중단에 동의하기로 했다. 또한 노사는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통해 상호 신뢰 기반을 조성하고,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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