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판사 "프듀 피해자 회복 최선은 탈락생 공개"...한명씩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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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종 인턴기자
입력 2020-11-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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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도 피해자...공개 안해"

  • 2심, 안준영PD 1심과 같은 징역2년 실형 선고

허민회 CJ ENM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엠넷(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순위 조작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준영 PD가 2심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 PD 등 8인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들 범죄에 대해 '회복적 사법'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에 대한 구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피해 배상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해야 하는데 순위 조작 탈락생이 누구인지 밝혀져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마다 순위 조작으로 탈락된 연습생 이름을 한 명씩 거론했다.

이날 거론된 탈락 연습생은 시즌1 김수현·서혜린, 시즌2 성현우·강동호, 시즌3 이가은·한초원, 시즌4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 등 12명이다.

다만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 명단 공개가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최선이지만, 이들 역시 또 다른 피해자"라며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 역시 조작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빌미로 연예기획사에 예속된 상황"이라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프로듀스는 제작자 아이디어와 연습생들 노력, 국민 프로듀서로서 열정적으로 시청한 시청자가 합쳐져 최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안 PD 등은 본인들 성공과 데뷔자 선정 목적·진정성을 바꿔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을 평생 트라우마에 살게 하고, 시청자에겐 방송에 극도로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며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던 프로그램에서 모두가 참담한 패자가 됐다"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안 PD와 김 CP에게 1심과 동일한 형을 내렸다. 안 PD는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여만원 명령을 내렸다. 김 CP에겐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보조 PD 이모씨에겐 1000만원, 기획사 임직원 2명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 다른 임직원 3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씩을 명령했다.

다만 투표 때 시청자 1명이 동일한 전화번호로 1회 이상 중복 투표한 혐의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제작진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시청자 박모씨가 문자투표 100원에 대해 배상하라고 낸 신청에 대해서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배상 신청액보다 진행에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크나 100원은 피고인들이 시청자를 속인 기망이 명백하다"며 "사기임을 선언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프로듀스 101 로고[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PD 등은 프로듀스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인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1심은 지난 6월 "메인 프로듀서로 순위조작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피고인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다"며 안 PD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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