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D+4] ③"선거 불복, 불가능하다"...'트럼프 현실 자각' 누가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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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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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6일 연설 전 불복 사태 '사전' 방지?...연설 시간 여전히 미정

  • 트럼프, 거짓보고에 상황 인식 못해...'이방카·멜라니아' 등이 나서야

  • "내 살길 찾자"...공화당·백악관 측근, 트럼프와 선 긋기 본격화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가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소송 난타전으로 선거 불복 의지를 재차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과 백악관 내부에선 누군가 나서 현직 미국 대통령의 이례적인 재선 실패' 현실을 트럼프에게 서둘러 자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월3일 미국 마이애미주에서 열린 '트럼프 연합을 위한 복음 전파 기도회'에서 개신교 지도자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도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일단 선거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가 거짓주장으로 선거 결과를 호도하고 있다면서 막판 경합주들에서 우편투표와 관련한 부정 선거가 벌어졌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대선을 조작하고 있고, 결국 연방대법원에서야 결과가 가려질 것"이라며 선거 불복을 시사해 미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듭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이에 따라 트럼프 측은 우편투표 개표 중단·무효화를 위해 이미 조지아·펜실베이니아·미시건·위스콘신주 등에서 제기한 6건의 소송을 비롯해 이후 연방대법원까지 이어질 '줄소송 전쟁'을 예고 중이다. 다만, 대부분의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처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날부터 로이터와 블룸버그, AP 등은 노아 펠드먼 하버드법대 교수와 제시카 레빈슨 로욜라로스쿨 교수 등의 전문가를 인용해 "소송 내용이 법리적으로 너무 엉성해 '하나라도 걸리라는 식'으로 이것저것 던져보는 수준"이라면서 "연방대법원에 가더라도 트럼프의 대법관들이 검토할 근거 조차 찾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 긴급 기자회견에서 모습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내 살길 찾자"...공화당·백악관, 트럼프 선긋기 본격화
공화당과 백악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선거 결과에서 자신이 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거 불복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라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이날 CNN 등 외신은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고 있자 백악관과 선거본부의 일부 고위관리들이 생존을 위해 대통령과 조용히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전날 트럼프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질색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관료들이 다수 있었다고 지적했고, 악시오스는 일부 참모들이 백악관 내부 소통이 불통에 빠진 상황을 불평하면서 서로를 탓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핵심 고문은 CNN에 "이번 대선은 끝났다"면서도 대통령의 다음 조치가 무엇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선거캠프의 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며 "선거 사기 주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혼자"라고 전했다.

이들은 아울러 일부 보좌관 등 최측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듣고 싶어하는 얘기 만을 전하고 있어 이와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일부 백악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가 다가오고 있다는 현실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할지에 대한 논의도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더힐에서 이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라고 표현하며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이 적임자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그간 공화당과 백악관 측근으로 분류되던 이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전날 매코널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개표 집계를 끝내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 데 이어,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 선거 주장에 대해 "나쁜 전략이자 나쁜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이고 우리는 법치를 지킬 것이고 대통령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P·연합뉴스]

 
바이든, 6일 연설 전 불복 사태 '사전' 방지?...매코널 접촉 등 협의 중

트럼프 측의 선거 불복 주장에 대해 이날 바이든 캠프는 "미국 국민이 대선을 결정한다"며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침입자를 데리고 나올 능력이 충분하다"면서 맞대응 성명을 냈다.

한편,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예고한 바이든 후보의 경우는 현직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라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헌법 파괴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바이든 캠프가 매코널 원내대표와 접촉 중이라면서 6일 늦게 혹은 조만간 바이든 후보가 직접 대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의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백악관 불법 점거 사태를 막기 위해 공화당의 지원을 끌어내고 향후 정권 인수 과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매코널 대표 측 역시 이날 CNN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둘러싼 상황이 민감하긴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바이든 후보와 전화할 것이고 그렇게 하길 바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6일 밤 골든타임(프라임타임·밤 7~10시) 중으로 예고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이 그간 개표 결과를 끝까지 기다리자고 당부해오긴 했지만, 트럼프의 선거 불복 사태에 대한 협의가 잘 풀렸을 경우 승리 선언이나 그에 준하는 발표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실제 바이든 캠프가 연설 장소인 델라웨어주 자택에 승리를 자축할 불꽃놀이 시설을 이미 구비해놨다고도 전했다. 다만, 현재 미국은 동부시간 기준 이미 밤 9시(우리시간 7일 오전 11시)에 가까운 시간이라 프라임타임에 진입한 상태지만, 바이든 캠프 측은 아직까지도 연설 시작 시간에 대한 발표 없이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방송은 이날 바이든이 270석의 선거인단 확보 여부에 상관 없이 프라임타임 생중계 연설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도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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