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출구조사에서 후지모리 민중의힘 후보는 50.7%, 산체스 함께하는 페루 후보는 49.3%를 기록했다. 또 다른 기관인 다툼도 후지모리 50.53%, 산체스 49.47%로 집계했다. AFP는 양측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어 사실상 동률이라고 평가했다. 공식 개표 결과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최대 쟁점은 치안이었다. 페루에서는 살인과 갈취가 급증했고, 조직범죄 확산에 대한 불만이 시위와 정국 불안으로 이어졌다. AP통신은 “지난해 정부 조사에서 도시 거주자의 84%가 향후 범죄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불안은 강경 대책을 앞세운 후지모리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했다.
후지모리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부친은 강경한 범죄 대응으로 지지를 얻었지만, 권위주의 통치와 인권침해 논란도 남겼다. 후지모리는 이번 경쟁에서 조직범죄 대응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경 군사화, 고위험 지역 경찰·군 투입, 수감자 의무노동 등을 약속했다.
다만 산체스의 개혁 공약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헌법 개정과 광업권 제도 개편, 정부의 경제 개입 확대가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로이터는 “산체스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자 페루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은 중남미 정치 지형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로이터는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에서 최근 우파 대통령이 당선됐고, 볼리비아도 지난해 약 20년간 이어진 사회주의 집권을 끝냈다고 전했다. 후지모리가 승리하면 세계 주요 구리 생산국인 페루도 우파 정부가 들어선 국가에 포함된다.
미국과의 관계도 변수다. 후지모리는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의 우파 지도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반면 산체스는 농촌 지역과 광업 부문을 기반으로 정부 역할 확대를 주장한다. 뉴스위크도 페루와 콜롬비아를 미주 정치 지형의 우파 이동을 가늠할 다음 시험대로 짚었다.
우파 후보 승리가 곧 정치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임시 대통령을 포함해 9명의 대통령이 들어설 정도로 정국 불안을 겪었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분열된 의회와 낮은 정치 신뢰 속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뉴스위크는 이번 투표를 페루의 범죄 대응 해법을 묻는 동시에, 중남미 우파 집권 흐름이 이어질지를 가늠할 승부로 평가하했다. 산체스가 역전하면 좌파 진영은 페루를 거점으로 부의 재분배와 자원 산업 통제 강화를 이어갈 수 있다. 최종 결과까지 초박빙 흐름이 이어질 경우 선거 이후 정국 불안도 계속될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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