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폴더버거·밀리터리버거…이슈만 쫓는 롯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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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0-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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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GRS]

"버거 접습니다."

지난 6월 말 롯데리아가 버거를 접는다는 선언을 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7월 1일 신제품 '폴더버거' 출시를 앞두고 색다른 포스터 문구로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롯데리아가 버거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목을 끈 것도 잠시. 폴더버거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금방 잊혔다. 기대와 달리 품질과 맛이 좋지 않았다. 폴더버거는 두 장의 빵 사이에 내용물을 끼운 형태의 기존 버거와 달리 타코와 같이 한 장의 빵을 접은 모양이다. 문제는 빵의 식감이었다. 딱딱한 빵 때문에 먹기 힘들었다. 온라인에서는 "빵이 너무 두껍다", "냉동 불고기 피자를 접어놓은 것 같다" 등 혹평이 잇따랐다.

폴더버거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때쯤 롯데리아는 군대식 햄버거인 군대리아를 콘셉트로 한 '밀리터리버거'를 야심차게 내놨다. 버거 원재료를 식판에 담아 취향대로 즐기는 밀키트형 제품이다. 해군특수전단(UDT) 훈련 체험기를 담은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가 인기를 끌자, 출연진 중 한 명인 이근 대위를 모델로 발탁했다.

밀리터리버거는 출시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추억을 소환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품질과 맛이 형편없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특히 품질 대비 가격에 대한 쓴소리가 많았다. 실제 밀리터리버거를 시식해봤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품질 논란에 휩싸인 밀리터리버거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고 모델인 이근 대위의 채무 논란에 이어 성추행, 폭력 전과까지 드러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롯데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보호 차원에서 이근 대위 관련 콘텐츠를 모두 내렸다. 이근 대위가 성추행 의혹으로 재판받은 사실이 있기 때문에 해당 콘텐츠를 다시 운영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신제품 출시는 분명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품질과 맛을 뒤로하고 광고와 마케팅에 치중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현재 롯데리아는 이슈몰이에 매몰된 모습이다. 신제품도 좋지만 품질·맛·가격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품질을 뒤로 한 채 이슈만 쫓는다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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