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들어오면 동네물 흐려요"…과연 '공공주택=집값 하락' 주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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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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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사진= NNA)]


지자체가 공공주택을 반대하는 표면적 이유는 지역민들의 재산권 보호다. 지역민들은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집값 하락'을 우려하거나 혹은 저소득층인 임대주민들이 우리의 아이들과 섞여 '전체적인 동네 주민의 질 저하'로 이어질까 걱정한다.

현재 인프라로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교통난이나 생활인프라 부족 등도 문제다. 여기에 임대·공공주택은 사회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동네라는 낙인이 찍혀 범죄, 주거환경 등도 나빠질 것이라는 공포감도 있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모이면 집값·전셋값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공공주택이든, 일반 분양주택이든 일정 수준 이상의 대규모 주택공급에 따른 교통난 심화, 생활인프라 부족 등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공공주택이 들어선다고 해서 반드시 집값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광운대학교 연구진이 2016년 발표한 '공공임대주택이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은 전세가격 하락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매매가격은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주택이 주변지역 슬럼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2014년 발표한 '공공임대주택과 범죄발생 관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 된다. 연구진이 지난 2009~2012년 전국 16개 시·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1000가구당 공공주택 재고가 1호 늘어날 때 범죄발생건수는 오히려 0.81건 줄었다.

공공주택이 집값상승을 견인한다는 결과도 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도시연구원이 펴낸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이 주변 지역의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공공임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아파트값은 평균 7.3%, 반경 250m 이내의 아파트값은 평균 8.8% 상승했다.

이 조사는 2006년 이후 영구·국민·장기전세주택이 공급된 재개발 사업지 주변 아파트의 실거래가(2015년 7월~2016년 6월)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원은 "공공임대를 공급하면 인구와 구매력이 증대되고, 버스 노선 신설 등 공공서비스가 확대된다"면서 "오히려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 

2017년 발표된 '행복주택이 인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도 행복주택 입주이후 주변 주거지역 집값이 상승했다는 조사를 내놨다.

해당 조사는 2014년 사업 승인을 받아 2015년 입주를 시작한 행복주택 4곳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격(2012년 1월~2016년 7월)을 이중차이분석(이중차분법)을 통해 비교했는데, 행복주택 반경 250m 이내의 아파트는 사업 이후 250~1500m 떨어진 아파트에 비해 약 6.5%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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