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27일 새벽 서울 상륙… "출근시간과 겹칠듯"

태풍 '바비' 27일 새벽 4~5시 사이 서울 최근접 예상

기상청, 최대순간풍속 60m 전망… "시설물 날아갈 정도"

대만 인근에서 발생한 제8호 태풍 '바비'(BAVI)는 27일 새벽 서울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6일 오전 '제8호 태풍 바비 현황 및 전망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태풍 바비의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반경이 워낙 넓어 우리나라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6일 오후 8시쯤 전라남도 흑산에 근접한 태풍 바비는 내일 오전 4~5시 사이에 서울 최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5~6시에는 서울을 지나 황해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최대풍속 초속 45m, 최대순간풍속은 60m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매우 강' 수준으로 사람이 걸어다니기 힘들고, 자동차가 뒤집히거나 시설물이 날아갈 정도의 강한 바람이다.

이날 제주지역에서는 초속 36.4m의 바람이 관측됐다.

이에 제주 서귀포시 회수 로터리 인근과 제주시청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바람에 꺾여 도로를 덮쳤고, 신호등이 도로에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태풍은 역대 태풍 중 바람의 세기가 가장 셌던 2003년 '매미'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매미의 하루 최대풍속은 2003년 9월 12일 초속 51.1m, 최대 순간풍속은 같은 날 초속 60m였다.

이번 태풍은 현재 이동경로와 가까운 제주도와 전라도,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최대 300㎜의 비도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는 비보다는 강한 바람에 더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강풍의 수도권 체감 정도와 관련, 태풍이 서해 중부 해상에 이르면서 인천 쪽으로 가장 가까운 경로를 취할 때 수도권에 바람이 매우 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서해상을 경유한 태풍 중 바비는 '역대급'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태풍의 북상 속도와 강도에 따라서 풍속이 달라질 수 있으나 매우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는 태풍 중심에서 다소 가까운 영향에 들기 때문에 30~100㎜ 범주 안에서 적어도 후단(100㎜에 가까운) 쪽에 들어가는 조금 많은 강수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풍이 예상되는 시간이 아침 출근 시간대이기 때문에 실제 체감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시설물 피해, 2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강풍에 날릴 수 있는 시설물을 단단히 고정하고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등도 선제적으로 안전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관련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재난 취약계층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인 사전조치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국민들께서도 강풍에 날릴 우려가 있는 물건들을 단단히 묶는 등 사전에 대비하고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 외출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