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복학왕' 여성혐오 비판에 웹툰 수정·사과…'연재중지' 청원 8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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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08-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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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남자 상사와 성관계한 여성이 정직원 되는 묘사"

  • 기안84 "사회풍자 고민하다 그려…표현에 주의하겠다"

웹툰작가 기안84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의 최신화에서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킨 장면을 수정하고 부적절한 묘사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과문이 게재되기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웹툰의 연재중지 요구 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8만명을 넘어 계속 증가 중이다.

지난 11일 공개된 복학왕의 새 에피소드 '광어인간' 2화에선 대기업 아쿠아리움 사업부 인턴으로 취업한 주인공 여성 등장인물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묘사돼 논란이 일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 캡처]


해당 연재분은 신입 사원으로서 봉지은의 무능한 모습과 "봉지은의 생존 전략은…애교?!"와 같은 서술,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조개를 얹어 깨 부수는 모습과 40세 남자 상사가 이를 보고 '인재'라며 추켜세운 뒤 정직원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비판이 컸던 부분은 이후 봉지은이 이 40세 남자 상사와 사귀게 됐다는 전개와, 상사에게 둘이 사귀게 된 경위를 궁금해 한 주인공 '우기명'의 던진 질문이다. 상사는 우기명에게 "회식 날 술 취해서 키스해 버렸지 뭐야"라고 말했고, 이에 우기명이 '어디까지 갔냐, 잤냐'고 묻자 상사는 "ㅋ!!"라고 답했다.

이에 마치 무능한 인턴 사원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한 뒤 정직원이 된 것을 묘사한 것이 아니냐는 독자들의 비판이 다수 제기됐다. 봉지은이 조개를 깨는 모습이 상사와의 '성관계'를 묘사한 것이며 이어지는 상사와의 대화 장면에서 우기명의 질문은 이 묘사를 직접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후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복학왕 연재 중지를 요구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하여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을 보게 됐다"며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어 청원 게시판에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논란이 지속되자 기안84는 13일 오후 문제가 된 회차 일부 장면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수정된 회차에선 회식 자리에서 봉지은이 자신의 배 위에 조개를 얹어 깨는 모습 대신 테이블 위에 놓인 게를 벽돌로 깨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우기명이 봉지은과 사귀게 됐다고 밝힌 상사에게 던진 질문은 '잤냐'가 아닌 '같이 있었냐'로 바뀌었다.

기안84는 수정된 광어인간 2화 연재분 끝에 추가한 사과문에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원고 내 크고 작은 표현에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썼다.

그의 사과문 게재 이후에도 복학왕 연재 중지 청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의 수가 13일 오후 5시반께 7만명에서 4시간쯤 뒤인 오후 9시반 8만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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