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의 ‘의지’…CVC부터 차등의결권까지 ‘선진 벤처 생태계 조성’ 올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보훈 기자
입력 2020-07-14 14: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차등의결권 보장' 벤처기업법 개정 추진 중

  • CVC 제한적 도입 찬성, 벤처펀드 스케일업 주력

  • 업계 “벤처 생태계 활성화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선진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에 ‘올인’하고 있다. 벤처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시 자본금의 최대 3배까지 차입 투자할 수 있게 보장하고,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의 제한적 도입 찬성의견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차등의결권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CVC 규제 완화와 차등의결권 도입은 박 장관 취임 초기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남궁진웅 기자)]

 
“전문가‧업계 의견 듣는다” 15일 공청회 진행

중기부는 15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차등의결권주식(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벤처기업특별법에 차등의결권주식 발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 규정을 정비하기 전 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이다.

차등의결권은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 벤처 업계에서는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고, 혁신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미국처럼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1주당 2~10주의 의결권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5일 대표발의했다. 중기부는 이와는 별도로 8월 중 정부안을 마련해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법적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성장하는 비상장 벤처기업이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며 “20대 국회에서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고, 이번 21대에도 이미 발의돼 있다. 중기부에서는 엄격한 발행 및 소멸요건을 담고, 전문가‧민간단체 의견을 담아 정부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은 미래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주주구성이 다양해지면 당장의 재무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미국에서는 차등의결권 규제가 없었고, 유럽과 아시아도 도입을 늘려가고 있다. 벤처기업이 상장해도 차등의결권이 소멸하지 않는 등 소멸요건은 완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벤처 생태계 이해하는 장관” 호평

박 장관은 지난해 3월 인사청문회 당시 차등의결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던 시점이라, 박 장관의 소신 발언에 벤처 업계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취임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입장이 바뀐 배경에는 수많은 현장 방문 이후 벤처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과정에서 증명된 벤처기업의 유연함과 글로벌 사업 능력, 일자리 창출 성과, 여기에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박 장관은 공식 석상에서 “삼성‧현대, 네이버‧카카오를 잇는 3세대 혁신기업을 유니콘 벤처 투자를 통해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박 장관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벤처 펀드의 스케일업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 중이다. 국회의원 시절 금산분리 원칙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에는 “대기업이 100% 출자하는 형태라면 CVC를 허용해도 금산분리 원칙의 근간을 흔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제한적 CVC 도입’ 찬성 의견을 밝힌 셈이다.

벤처펀드가 SPC를 설립하는 경우 차입 투자를 허용하는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해외 벤처펀드와 달리 규모가 작은 국내 벤처펀드는 스케일업과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자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박 장관 취임 초기 차등의결권제 도입 반대 입장을 들었을 때, ‘벤처 생태계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최근에는 벤처펀드 스케일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하나씩 마련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향후 행보가 더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차등의결권주식이란?
특정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1주 1표' 원칙을 따르지 않고 일부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한 주식. 복수의결권주식이라고도 함. 중기부에서는 혁신 벤처기업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 중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